'도곡동 80대 할머니 살해 사건’ 범인, 징역 20년 선고받아

[일요신문] ‘도곡동 80대 할머니 살해 사건’의 범인이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판사 이동근)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 아무개 씨(60)에 대해 “명백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혐의를 부인하는 등 피고인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지난 2월 25일 서울 강남의 도곡동 다가구 주택 2층 방에서 두 손이 묶인 채 함 아무개 씨(88)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지만 10여일 뒤 함 씨를 살해한 혐의로 정 씨를 구속했다. 4개월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 정 씨는 무죄를 주장해왔다.

4월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정 씨의 변호인은 “다른 누군가가 함 씨를 죽이고 정 씨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라며 “정 씨가 당시 함 씨를 만난 것은 당뇨에 좋은 식품 구매를 부탁하러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씨와 함 씨가 서로 대화를 나눈 뒤 함 씨가 문을 닫는 과정에서 식탁에 걸려 넘어져 기절했다“고도 보탰다. 이 때 집에 있던 제 3 의 인물이 정 씨의 침을 함 씨의 손톱에 묻히는 방식으로 정 씨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웠다는 것.

결국 법원은 정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씨의 옷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검출됐고 사망한 피해자의 얼굴과 손톱, 살해 도구 등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됐다”며 “정 씨가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고 휴대전화 충전선으로 양손을 묶은 뒤 목 졸라 살해한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선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