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는 움직이는 거야
취재 과정에서 만난 비, 붐의 안양예고 동기동창생은 “학창시절 (이)민호의 인기는 교내는 물론 인근에서도 유명할 정도였다”며 “당시만 해도 민호가 (정)지훈이보다 인기가 많았고 고교 시절에 이미 가수로 데뷔해 유명세도 남달랐다”고 말한다. 하지만 붐은 키(key)라는 이름으로 가수에 데뷔한 뒤 ‘뉴클리어’ ‘레카’ 등의 팀을 전전하다 VJ로 변신한 뒤 리포터 겸 방송인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반면 뒤늦게 데뷔한 비는 데뷔와 동시에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김지영과 송윤아는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1년 선후배 사이다. 김지영이 93학번, 송윤아가 94학번인데 송윤아가 삼수를 한 까닭에 나이는 한 살 더 많다. 이들과 함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한 이들에 따르면 재학 시절 김지영이 한양대 최고의 퀸카였다고 한다. 반면 송윤아는 다소 조용한 학생이었다. 본인 역시 김지영과의 기억에 대해 “학교 다닐 때 김지영 씨가 보이면 ‘탤런트 선배 온다’며 구경 다니기 바빴다”고 얘기할 정도다. 두 사람 모두 95년에 KBS 탤런트가 되면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한혜진 역시 고교 동창인 송혜교를 ‘구경’ 다닌 경험이 있다. 고교 시절 탤런트 지망생이던 한혜진 입장에선 이미 탤런트의 길을 걷고 있던 송혜교가 부러웠던 것. 한혜진은 “<순풍산부인과>로 송혜교의 인지도가 높아진 고3 때에는 일부러 혜교가 있는 반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고 말한다. 송혜교가 아역배우 출신 탤런트로 알려진 데 반해 한혜진의 미모는 은광여고 일대에서 최고로 손꼽혔을 정도라고.
수많은 여자 연예인과 아나운서를 배출한 서문여고를 졸업한 이효리는 이화선과 같은 반이었다. 고교 시절 이화선은 부반장을 맡을 정도로 활동적이었던 반면 이효리는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다고. 이들을 지도한 서문여고의 박화종 교사는 “화선이는 밝은 성격과 끼가 학창시절부터 돋보였지만 효리는 워낙 조용한 편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톱스타가 된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설명한다.
고교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린 이들도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선화예고 무용과를 함께 다닌 박한별과 황정음. 당시 박한별과 황정음은 선화예고는 물론 다른 학교에서도 유명할 정도의 얼짱 투톱이었으나 연예계 데뷔를 금지하는 교칙에 따라 2학년 때 각기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결국 같은 학교를 졸업하지는 못했다.
김구라와 지상렬 염경환 등은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고교 시절 김구라는 학구파였던 데 반해 지상렬과 염경환은 스스로의 표현처럼 ‘음지에서의 생활’을 즐겼다고 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