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2시 36분쯤 서울 성동구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 세워진 투싼 차량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해당 차량의 화재를 진압했다. 그런데 차량의 트렁크에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 성동경찰서는 시신에서 채취한 지문이 차량 소유주인 주 씨와 일치한다는 감식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문제의 차량은 화재 신고가 들어오기 40분 전인 오후 2시쯤 성동구 황학로터리 인근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도망쳐 ‘뺑소니’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 씨의 시신은 해당 차량 트렁크에 종이상자로 덮여 있었으며, 복부에 상처가 있었다. 경찰은 상처 부분은 타고 나머지 부분은 그을린 점으로 미뤄, 누군가 상처 부분에 불을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변 CCTV 등 분석과 탐문을 통해 범인을 추적해온 경찰은 시신의 신원이 밝혀진 만큼 통화내역 분석 등 주 씨의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현재 주 씨의 시신 부검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복부의 상처가 흉기에 의한 것인지 화재 때문인지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경찰은 범행수법이 잔인한 점 등을 고려해 원한관계나 애정관계에 얽힌 범행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주 씨는 차량이 발견된 빌라의 주민은 아니며 경남지역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