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끼는 어쩔 수 없더라구요~”
▲ 21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배우 차화연. 연합뉴스 | ||
지난 98년 돌연 은퇴를 선언해 화제가 됐던 김예분이 10년 만에 케이블 채널 tvN <이뉴스(Enews)>의 MC로 돌아왔다. 은퇴 당시 그는 SBS <달려라 코바>,
그 이유에 대해 김예분은 “완벽주의자라서 진행할 때 조사 하나만 틀려도 힘들어서 일 자체가 싫어졌어요”라고 입을 열었다.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꼈던 김예분은 금세 다시 돌아오고 싶어질 것이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퇴하고 말았다. 10년이란 공백 기간 동안 그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을까.
“일본에서 선교 활동 및 직장인으로 살아왔다”는 그는 유수의 기업에서 웹PD, 마케팅 담당 부서에서 활약해왔으며 현재는 한 패밀리 레스토랑 홍보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연예계를 떠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연예계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는 김예분은 한동안 TV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그러다 1년 반 전부터 복귀하고 싶다는 생각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는 그는 옛 스타를 찾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송에 대한 의욕을 보였고 해당 프로그램 후임 MC로 발탁됐다. 일과 병행하며 방송을 해나가겠다는 김예분은 연기까지 영역을 넓혀나갈 작정이다.
결혼과 함께 은퇴했다 21년 만에 컴백한 차화연은 개인적인 친분이 인연이 되어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케이스. 오랜 시간 교회 집사로 활동을 해 오던 차화연은 같은 교회에 다니는 배우 추상미와 친분을 쌓게 됐다.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에 컴백을 고심하던 그에게 추상미가 지금의 소속사를 소개시켜줬다고. 또 다른 천군만마는 바로 곽영범 PD 부부다. 이들 부부와 두터운 친분을 쌓아 온 차화연이 2006년 곽 PD가 다시 한 번 연출한 <사랑과 야망>을 보며 복귀를 마음먹게 된 것. 차화연은 그간 “너무도 평범한 주부로 살아왔죠”라며 “남편의 반대가 심했지만 10년 후 후회하고 싶지 않아 컴백했어요”라고 밝혔다.
▲ 김예분(왼쪽), 곽진영. | ||
그동안 일이 너무 하고 싶었다는 곽진영. 그럼에도 긴 공백 기간을 가졌던 이유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대사 한두 마디 있는 작은 역할은 하지 않았어요. 신인 때도 그런 대본을 받아 보지는 않았거든요. 또 성형수술 부작용 때문에 눈에 대한 콤플렉스가 생겨 일을 피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이번에 드라마 찍으면서도 눈 화장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주말마다 친구들과 꾸준히 여행을 다녔다는 곽진영은 우울할 땐 홀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고. 또한 “봄 가을에는 골프, 여름에는 수상스키를 즐겼으며 규칙적으로 운동도 했어요”라는 말로 공백 기간 동안에도 꾸준히 몸 관리를 해왔음을 시사했다. “배우는 선택되는 것이고, 그 기다림이 가장 힘들어요”라는 곽진영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훌륭한 배우들도 많지만 그 안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요”라는 포부를 밝혔다.
록가수 강산에도 6년 만에 컴백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쉰 것은 아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공백 기간 동안 차곡차곡 한 곡씩 쓰며 앨범을 준비했으니 6년 동안 앨범을 만든 셈”이라고 갑작스런 활동중단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6년이란 시간 속에 사연도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강산에는 우연히 기회가 닿아 일본을 오가며 싱글앨범을 준비했었다고. 하지만 기획사와의 문제로 두 번이나 앨범발매가 무산되고 말았다. 애초에 해외진출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수로서 좌절을 겪은 셈. 그러나 다행히 작사가인 부인의 도움과 본인의 의지로 새 앨범을 발매했다.
겉으로 보기엔 쉽고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이지만 각자에게는 남다른 속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연예계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남모를 시련도 겪었던 이들의 활발한 ‘제2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