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변명의 마당’ 변질
▲ 뉴시스 | ||
지난해 접대부 고용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연예인 사업실태에 경종을 울렸던 정준하의 기자회견이 그렇다. 처음 의혹이 불거지자 정준하는 곧바로 사실무근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여러 정황들이 밝혀지면서 의혹이 사그라질 줄 모르자 또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은 몰랐다고 말했다. 결국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강경하게 밝힌 ‘사실무근’이라던 자신의 발언은 거짓말로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한 기자회견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더 이상 ‘스타 잉꼬커플’을 믿을 수 없게 만든 박철 옥소리 이혼소송과 관련한 옥소리의 기자회견도 이혼의 정당성을 피력하겠다는 취지에서 열렸지만 그 이면엔 다른 이유가 숨겨져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옥소리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정 아무개 씨와의 간통관계를 밝혔다. 박철 측에서 제기한 외국인과의 간통은 전면 부인했지만 또 다른 간통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 문제는 박철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옥소리가 언급한 부분이다. 간통죄는 사건을 인지하고 6개월이 지나면 배우자가 ‘유서(너그럽게 용서함)’한 것으로 인정돼 기소가 불가능하다. 결국 간통은 했지만 간통으로 기소할 상황은 아님을 은근히 드러낸 것. 그러나 박철은 옥소리와 외국인 G 씨의 외도를 알게 된 이후 2개월 전쯤 정 씨와의 관계를 알았다고 밝혀 ‘유서’는 인정되지 않았다.
나훈아는 올 초 자신과 관련된 소문을 부인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의 기자회견은 후배 여자 연예인들이 연루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악성루머에 등장하던 후배 여자 연예인들이 먼저 나서서 실명으로 입장을 밝힌 것. 이들의 강한 반발은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나훈아를 압박해갔고 나훈아는 결국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 실제로 나훈아는 기자회견에서 후배 연예인들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강경하게 피력했다.
박명수의 결혼발표 기자회견은 목적을 잃은 회견으로 회자되고 있다. 결혼발표를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으나 식장 장소 및 시간 등 구체적인 결혼 관련 사실은 말하지 않고 예비 신부의 사생활 보호만 요구한 것. 더군다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아 더 큰 논란이 됐다.
결혼 20일 만에 파경을 맞이해 충격을 안겨줬던 이찬은 사건 직후 이민영과의 폭행 및 이혼과 관련해 참회의 자리로 기자회견을 자청한 바 있다. 물론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사과의 기자회견이었지만 이찬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아이가 유산된 것이 폭행에 의한 유산이 아님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었다. 이민영 측은 폭행으로 인한 유산을 계속 주장했지만 법정은 이 부분에 대해 이찬의 무죄를 인정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