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금 ‘300만원+α’ 줄다리기 팽팽
회사와 노조의 주장은 확연히 갈린다. 우선 “노조 요구에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회사 측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임금피크제의 경우 “노조 요구대로 내년에 다시 논의하기로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임금피크제가 문제가 아니라 일시금이 문제”라며 “일시금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노조에서 이를 더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회사가 재원이 없어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려는데 일시금을 더 올려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실시를 강제하는 문구를 조건으로 한 300만 원 제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실시를 조건으로 하는 일시금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지난해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금액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회사가 지급하겠다는 300만 원은 임금피크제 실시와 상관없는 당연한 성과급이며 이마저도 지난해 실적에 비해 적다는 얘기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미 올 초 임금 인상을 실시했고 1인당 51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타이어업계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이 좋았고 워크아웃에서도 졸업했기에 파격적인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지급했다”며 “파업이 길어지면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받지 못하는 임금을 노조가 일시금으로 보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임금인상률을 기존 3%에서 4%로 올렸고, 임금피크제도 노조 요구에 따라 내년에 다시 논의하겠다고 한 것 등 회사에서 양보한 것이 많은데 노조에서 일시금 문제 단 하나를 양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재원을 모두 털어 최대치를 잡은 것이 300만 원인데 이를 더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회사가 처음부터 수용할 수 없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노조 길들이기’, ‘파업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