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현오 전 경찰청장.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영문) 심리로 2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조현오 전 청장이 부산의 중견 건설업체 H건설 실소유주 정 아무개 씨(51)에게서 ‘형사사건에 휘말리면 편의 등을 봐줄 수 있는 부산지역 경찰관의 승진과 인사를 챙겨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차례에 걸쳐 5000만 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현오 전 청장이 경찰청장 후보자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지난 2010년 8월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에서 현금 3000만 원을, 경찰청장이던 2011년 7월 휴가차 부산에 와 해운대의 한 호텔 일식당에서 현금 2000만 원을 정 씨에게 받았다는 것이다.
이어 검찰은 조현오 전 청장이 부산경찰청장으로 있던 지난 2008년 10월 행정발전위원으로 위촉된 정 씨와 사적으로도 몇 차례 만나 호형호제했고, 2010년 10월에는 경찰업무와 관련이 없는 정 씨를 감사장 수여 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친분이 두터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현오 전 청장과 변호인 측은 “몇 차례 전화통화를 했고 경찰청장 재임 때 감사장을 준 것은 맞지만, 단둘이 만나 친분을 쌓거나 호형호제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지난 2010년 8월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에서 정 씨를 만난 것은 맞지만,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민감한 시기여서 돈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그럴 만한 관계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측에서 조현오 전 청장이 2000만 원을 받았다고 지목한 2011년 7월에 조 전 청장은 정 씨를 만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