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짓 안했다며…“죽을 짓 했네요”
개그우먼 이경실의남편 최명호 씨는 10년간 알고 지낸 지인의 부인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피고소인 최 씨와 고소인 A 씨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월 18일 새벽 3시 무렵 최 씨의 차량 내에서 발생했다. 전날 밤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 소재의 한 술집에서 최 씨와 A 씨를 포함한 지인 6명이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A 씨의 남편도 함께했으나 남편은 먼저 귀가했다. 술자리 도중 A 씨 부부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는 바람에 A 씨의 남편이 먼저 귀가한 것. 새벽 3시 무렵이 되어서야 술자리가 마무리됐고 A 씨는 최 씨 차량으로 자택으로 이동했다. 차량에 탑승할 때부터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의혹 1. 성추행은 있었나?
운전기사 B 씨의 운전으로 최 씨와 함께 뒷좌석에 탑승한 A 씨는 최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 씨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10여 년 동안 알고 지냈던 최 씨인데 짐승처럼 돌변해 덤벼들고 있었다”며 “상의는 이미 벗겨져 있었고 최 씨의 손이 치마 속으로 들어와 몸을 더듬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 씨에게 저항한 A 씨는 팔에 손톱으로 긁힌 상처를 입었다. 이후 A 씨는 최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과를 요구했으며 최 씨로부터 수신된 사과 답장 문자메시지를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문자메시지에는 ‘형수, 거두절미하고 죽을 짓을 했네요. 죄송합니다.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형님한테는 죽을 짓입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최 씨는 A 씨의 진술에 대해 “세상에 이런 시나리오를 갖고 소설을 쓰냐. 집사람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더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강제 추행에 대해 최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솔직한 입장을 밝히면서, A 씨에게 사과 내용이 담긴 답장을 한 것은 “형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사과한 것이지, 성추행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한 A 씨보다 먼저 하차한 지인 부부의 집에서 A 씨의 집까지는 10분 거리로 수차례에 걸친 성추행이 있기에는 시간이 다소 짧다는 주장이다.
유일한 목격자인 운전기사 B 씨도 성추행은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 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밤 실질적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면서 “그날 사장님(최 씨)은 차에서 곯아떨어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이동 중 A 씨가 B 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방향을 지시한 내용을 밝히면서 “성추행을 당하는 상황이라면 그럴 수 있겠냐”고 설명했다.
#의혹 2. 강제로 태웠나?
A 씨는 최 씨가 성추행을 목적으로 차량에 강제 탑승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 씨는 술자리를 마친 후 분당에 거주하는 지인 부부가 동승했기에 강제 탑승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차량에 탑승하도록 유도한 인물은 최 씨 본인이 아닌 동승한 지인 부부의 남편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 씨는 “A 씨가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져 내가 되레 화가 날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 씨가 블랙박스 녹화영상 파일을 증거자료로 제출했으나 사건 당일 기록이 삭제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B 씨는 “파일이 누적돼서 최근 기록이 입력이 안 된 것인데 사건 당일 기록도 파일 용량 때문에 기록이 안 된 것 같다”고 해명했으며, 이경실 소속사인 코엔스타즈는 공식입장을 통해 “블랙박스 녹화영상이 삭제된 것은 최 씨가 더 애통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혹 3. 왜 호텔로 가자고 했나?
A 씨는 경찰 진술에서 성추행을 당하던 중 최 씨가 B 씨에게 “호텔로 가자”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당시 A 씨는 충격에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B 씨는 “평소 사업상 술자리 등으로 귀가가 늦어지면 최 씨는 자주 가는 호텔 사우나에서 씻고 집에 가거나 아예 그곳에서 숙박을 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호텔로 가자는 말을 하긴 했지만 성추행 관련 발언은 아니었다는 것. 또한 B 씨는 A 씨가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삼촌(최 씨) 취하신 것 같으니 빨리 모셔다 드리라”고 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진술에서 A 씨는 최 씨가 “호텔로 가자”고 B 씨에게 요구했지만 B 씨가 태연한 척 자택 앞에서 차를 세워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차하자마자 차량에서 내려 자택으로 뛰어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차량에서 내리는 과정을 두고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는 셈. 그런데 TV조선이 A 씨가 차량에서 뛰쳐나오는 모습을 본 목격자의 인터뷰를 방송하면서 운전기사 B 씨의 발언의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사건을 수사한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경찰 진술에서도 최 씨가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긴 했으나 최 씨가 고용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씨의 부인인 개그우먼 이경실은 “남편의 결백을 전적으로 믿고 있으며 재판을 통해 잘잘못을 가리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경실의 소속사 측은 “A 씨가 이경실의 딸에게 전화해 이경실의 연락을 유도했으며 대책을 세워주길 원했었다”면서 “경찰 진술에서 최 씨가 마카오에서 도박을 했다는 거짓 증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거짓 내용으로 이경실 씨 가정의 불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A 씨를 질타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