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사건 발생 지점. 사진= 문상현 기자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사건이 일어난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 단지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4학년생 A 군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3일 <일요신문>은 취재 과정에서 한 인근 주민으로부터 “지난 8일 4시 30분~40분께 104동 옥상에 초등학생 세 명이 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입수했다. ‘캣맘’ 사건이 발생한 일시와 시각이 일치한다. 해당 주민은 사건이 발생한 104동 아파트 맞은편인 101동 상층부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일요신문>과 만나 “부엌에서 맞은편 104동 옥상이 보이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 세 명이 삼각형 모양의 지붕 위에서 미끄럼을 타며 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놀던 지점은 104동 3~4호 라인 쪽이라 사고 지점과 거리가 있어 경찰에 제보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일요신문>은 직접 104동 3~4호 라인을 통해 옥상에 올랐다. 1층 복도를 찍는 CCTV가 있었고, 엘리베이터 내에도 CCTV가 있었다. 옥상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104동 옥상에는 에어컨 등으로 보이는 기계류가 설치돼 있었으며 공간은 성인 한 두 명만 지날 수 있을 정도로 협소했다. 난간이 없어 위험해 보였지만, 초등학생이라도 옥상에 위치한 지붕과 기계류 등을 넘어 간다면 사건이 발생한 5~6호 라인 옥상까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확인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요신문>이 지난 15일 용인서부경찰서 최관석 형사과장에게 “초등학생들이 사건 당일 사고가 발생한 시각에 옥상에 올라갔다는 증언을 입수했다. CCTV에 아이들이 올라가는 장면은 없었나”라고 묻자, 최 과장은 “없다”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해당 구역 CCTV를 모두 확인했으나, 별다른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공개수사로 전환한 바 있다.
104동 3~4호 라인 옥상. 사고 발생 지점은 사진 좌측 위 다. 사진=문상현 기자
해당 아파트 경비원과 관리 사무소도 사건 당일 옥상에 아이들이 올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지난 13일 근무했던 경비원은 <일요신문>에 “지금까지 아이들이 옥상에 오르는 것을 본 적 없다”고 대답했다. 관리 사무소 관계자 역시 “대답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용인서부경찰서는 A 군을 조사하고 있다. A 군은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해당 아파트 단지 다른 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또래 학생 2명과 함께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으며 “학교에서 배운 중력을 실험하기 위해 벽돌을 떨어뜨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군은 당초 혐의를 부인했으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동안 DNA 검사와 3차원 스캐너, 거짓말 탐지기 등을 동원해 104동 6호라인 주민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A 군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오후 3시에 용인서부경찰서에서 언론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께 용인시 수지구 한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박 아무개 씨(55·여)와 또 다른 박 씨(29)가 길고양이들을 위해 집을 만들던 중 날아온 벽돌에 맞아 여성 박 씨가 숨지고 박 씨가 다쳤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