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꽃남>이 동명의 원작만화 세 번째 리메이크작인 까닭에 첫 방송부터 많은 비교가 되고 있는데요. 인물의 환경설정 및 스토리 진행 등 비교 요소가 많지만 아무래도 한국판 <꽃남>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출연진들의 잦은 사고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경남 창원에서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구혜선을 비롯해 F4 멤버들인 김현중, 김준, 김범 등도 연이어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모두 다행히 경미한 부상에 그쳤지만 자칫 드라마 촬영이 중단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들이었습니다.
<꽃남> 출연진의 잦은 교통사고의 원인은 국내 드라마 촬영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사전제작시스템이 안착된 일본과 대만의 경우 배우들이 여유를 갖고 꼼꼼히 촬영에 임할 수 있는 반면 국내는 방영과 촬영이 병행되는 까닭에 날짜에 쫓겨 촬영이 진행되는 일이 많습니다.
기자가 만난 <꽃남> 출연진 및 관계자들 역시 “매일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 “며칠째 밤을 새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습니다. 더군다나 일본의 경우 일주일에 1회 방송으로 길어야 11회 방송인 것과 달리 국내는 주 2회 방영, 특히 <꽃남>은 24회나 되는 분량을 소화해내야 합니다.
일본과 대만판 <꽃남>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의 퀄리티와 재미를 제공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꽃남>이지만 제작시스템만큼은 3국 중 가장 뒤떨어지는 수준입니다. 높은 시청률과 인기를 즐기기는커녕 촬영에 허덕이느라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는 배우들과 연일 밤을 새고 있는 촬영진을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