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불분명한 연예계 성상납, 하지만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몇 가지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얼마 전 기자와 인터뷰한 신인 연예인 K는 “성상납을 강요해 회사를 나온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다.
K에 따르면 소속사 대표가 어느 날 은밀히 K를 불러 “3억 원의 스폰서 제의가 왔다”며 제의를 받아들이라고 말했다는 것. 단칼에 이를 거절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폰서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자리’라며 술자리로 K를 불러낸 소속사 대표 옆에 한 중년 남성이 앉아 있었는데 “술을 따라 드려라”는 등의 미심쩍은 행동을 거듭했다는 것. 알고 보니 그 중년 남성이 바로 스폰서를 제안한 투자자였다.
“술자리에서도 거부하자 나중에 대표는 ‘모두가 너와 회사를 위한 일’이라고 설득했다”는 K는 “매니저에게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투자를 받기 위해 나를 이용하려 한다는 얘길 듣고 바로 회사를 나왔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가수 J는 캐스팅을 고리로 한 성상납 케이스다. J는 몇 년 전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방송출연 브로커에 의해 음악프로그램 PD와 잠자리를 할 것을 요구받았다.
J는 “브로커가 ‘음악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으면 적어도 2000만 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돈이 없다고 하자 다른 것으로 대신하라며 성상납을 권했다”고 얘기한다. 이에 분노한 J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증거가 없어 브로커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연예인뿐 아니다. 요즘 여성부호들, 소위 사모님을 비롯해 여성 재력가가 늘어나면서 남자연예인들의 성상납도 부쩍 늘었다는 것이 연예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과거에는 돈 있는 중년 여성을 스폰서 삼아 돈을 버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요즘 들어선 단순한 성매매가 아닌 투자 등을 목적으로 한 성상납의 형태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 연예관계자는 “소속사의 도움이 없으면 데뷔가 힘든 신인 입장에선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지만 자신의 ‘성’을 상납하면서까지 연예인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괴로워하는 신인 여자 연예인이 많다”며 “성상납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한 얼마든지 제2, 제3의 장자연이 나올 수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