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걸그룹 바바의 별하. (제공=한스타미디어)
지난 8월 초 노란 단발머리 소녀의 시구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경필 해설위원조차 감탄한 완벽 시구’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30만을 훌쩍 넘겼다. 보통의 여성이라면 힘이 부족해 마운드에서 4~5발자국 앞으로 나와서 시구를 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영상 속 소녀는 투수 마운드 위에 발을 디뎠다. 게다가 공이 포수 미트 한가운데로 꼽히는 정확한 제구력까지 겸비했다. 멋진 시구를 선보인 영상 속 소녀는 한스타 여자연예인 야구단의 막내인 신인 걸그룹 바바의 별하다.
별하가 속한 걸그룹 바바는 지난 2015년 3월 군인 콘셉트의 1집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로 데뷔해 ‘군통령 걸그룹’에 등극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별하는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선수 모집에 관한 소식을 들었고, 흥분을 멈출 수 없었다고 한다. 물론 야구는 이전에 해본 적은 없었다고 한다. 별하는 “애기를 듣자마자 소속사 대표님께 야구하고 싶다고 졸랐다. 평소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중계도 자주 본다. 특히 두산 베어스 경기는 빠짐없이 본다”며 입단 소감을 전했다. 두산 경기를 빠짐없이 보는 만큼 별하는 두산의 민병헌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별하의 야구열정은 야구단 내에서도 뜨겁기로 유명하다. 별하는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야구단 정기훈련에서 모범생으로 통한다. 무덥고 힘들었던 7월과 8월 여름 연습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연습에 참가한 선수는 야구단 내에서 별하가 유일했다. 뿐만 아니라 일정이 없는 휴식시간에는 따로 소속사 관계자를 불러 개인 연습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별하는 10월 들어 새 앨범 준비로 야구연습을 자주 못해 속상하다고 했다. 별하는 “앨범 준비 때문에 연습에 자주 못나가서 안타깝다. 시간이 날 때 마다 개인연습을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에서 원하는 포지션은 어디일까. 별하는 “경기에 주전으로 나서 내야수 또는 투수로 팀 승리를 견인하는 것이 멤버로서 꿈이다”라고 당당한 포부를 내비쳤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수석코치를 맡고 있는 이한상 코치는 별하에 대해 “미래의 주전 2루수 혹은 유격수 감”이라며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의 사령탑 양승호 감독 역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별하의 야구 실력에 “재능은 충분해 보인다. 조금만 더 다듬는다면 믿고 쓸 수 있는 수비재목이 될 것”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진=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에서 몸을 풀고 있는 별하. (제공=한스타미디어)
별하는 야구 입문 1달 만에 연예인 야구대회 시구를 하게 됐고, 훌륭하게 소화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과 타고난 운동신경이 시구에 큰 도움이 됐다. 시구 영상으로 유명세도 얻었다. 공연장에서 자신의 투구 모습을 따라 하는 팬들도 생겼고, 팬클럽 인원수는 300명이 넘게 늘었다고 한다. 이에 별하는 “좋게 봐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솔직히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표현했다. 이어 “영상 속 별하의 시구는 100점 만점에 40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100점짜리 야구를 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에 아직까지 갈 길이 멀었다며 별하는 스스로를 평가했다. 별하는 “아직 수비도 그렇고 무엇보다 타격이 많이 부족하다. 실내야구장에서 타격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안타를 제대로 못 치겠더라. 팔 근력 늘리는 운동을 많이 해야겠다”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별하는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바바 내에서 서브리더 겸 아빠이자 가정주부를 맡고 있을 만큼 털털하고 리더십이 넘친다. “멤버들 사이에서 제가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보니 어쩌다가 군기반장이 된 거 같다”며 하소연했다. 같은 멤버인 푸름과 다율은 별하를 보며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다” “같은 여자로서 부럽다” 라며 항상 신기해한다.
하지만 야구단 내에서의 군기반장 별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1994년 12월생으로 올해 만 20세인 별하는 야구단에서 귀염둥이 막내다. 언니들과 함께 야구하는 날이면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앨범 작업하는 것보다 언니들과 함께 야구 연습하는 게 더 재밌다”며 야구에 대한 무한 애정을 표현냈다.
특히 친한 야구단 선수로 개그우먼 듀오 황지현과 박진주를 꼽았다. 그중 선의의 라이벌로는 박진주를 지목했다. 박진주의 타격실력과 자신의 수비실력이 비슷하기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 굉장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창단식에서 동료선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별하(아랫줄 가운데).
현재 바바는 새로운 앨범 작업에 한창이다. 이번 앨범은 기존과는 다른 귀엽고 발랄한 느낌의 댄스곡으로 결정했다. 이에 더해 의상까지 다양하고 톡톡 튀는 색깔로 꾸몄다. 별하는 “이번 앨범에는 뮤직비디오까지 제작 중이다. 본격적으로 바바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별하의 가수로서 롤모델은 ‘원조 장수 아이돌’ 신화다. “다재다능하면서도 멤버들 간의 끈끈한 정이 계속 이어지는 신화 선배님들을 본받고 싶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걸그룹이 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20살 별하가 야구와 가수 다른 색깔의 두 꿈을 조화롭게 그려낼 수 있을지, 그의 도전이 기대된다.
한편 40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은 지난 7월부터 일주일에 1~2회 단체연습에 돌입했으며 내년 한국여자야구연맹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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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