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1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정운호 대표를 구속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운호 대표는 ‘범서방파’ 계열 폭력조직의 소개를 받아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카오·필리핀·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국내 폭력조직이 운영하는 불법 카지노 도박장 ‘정킷(junket)방’에서 100억 원대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킷방은 브로커들이 수수료를 주고 유명 카지노의 VIP룸을 빌려 직접 도박장을 운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검찰은 한국인들을 마카오 카지노 등지로 끌어들여 도박을 알선하고 수수료와 고리대금을 챙겨온 폭력조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운호 대표의 상습도박 혐의를 포착했다. 특히 해외 도피 중이던 범서방파 계열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이 아무개 씨를 구속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정 대표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정운호 대표가 회삿돈을 빼돌려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단서도 잡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운호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도박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횡령 혐의는 극구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운호 대표는 지난 2003년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을 설립, 업계 1위로 올려놨다. 이후 정 대표는 회사 지분을 LG생활건강과 사모투자펀드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 등에 매각해 2000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있던 정 대표는 4년여 만인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맡으며 화장품 업계에 다시 돌아와, 중국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세를 키워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