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할리우드 갈테야”
▲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부모의 사업 때문에 미국에 거주했다는 조성은은 영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연예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영어실력 덕분에 케이블음악채널 MTV 팝송 프로그램의 MC를 맡았고,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의 내한 인터뷰도 진행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신인임에도 정진영 장근석 등과 함께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의 홍일점으로 캐스팅되는 행운도 잡았다.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살해된 홍익대 학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저는 살인용의자 중 한 명의 조사관인 ‘낸시’역을 맡았어요. <공동경비구역 JSA>의 이영애 선배님과 비슷한 캐릭터예요. 냉정하고 도도하고 원리원칙을 가장 중요시하거든요. 특히 한국말을 잘 못하는데 저도 잘 못해서 무난하게 찍고 있어요.”
조성은의 한국어 선생은 정진영이고 대사의 95%가 영어인 장근석의 영어발음 교정 담당은 조성은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론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어 한국 말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졸업을 1년 정도 남겨 놓은 조성은은 “미국에 살기도 했었고, 연기자의 꿈이 컸던 만큼 스페인어는 뭘 하든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진학했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인다.
▲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감독님은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부분이 ‘괜찮은 것 같다’고 하셨고, 이미 카메라나 조명도 다 위치가 바뀌어서 스태프 분들도 ‘그냥 넘어가자’고 하셨어요. 하지만 간곡하게 부탁드렸죠. 꼭 다시 한 번 찍고 싶었거든요. 결국 감독님이 승낙하셔서 재촬영을 했는데 나중에서야 스태프 분들이 ‘신인인데 용기가 대단하다’며 칭찬해주셨어요.”
출연 대기 시간이 길지만 “촬영장이 학교 같다”며 매번 배움의 연속이라는 조성은은 “<배우의 수업>이란 책에 ‘같은 대사도 다른 장소에서 하면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어서 요즘 부엌, 부모님 방, 거실이 다 연습실이다”며 웃는다. 지금이야 어디서 연습하든 열심히 도와주시는 부모님이지만 처음엔 반대가 굉장했단다. 하지만 아버지의 ‘과거’가 연예계 입문의 열쇠가 됐다.
“저희 아버지는 평생 무역일을 하셔서 당연히 경영 관련 학과를 나오셨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연기자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한참 반대하시다가 ‘사실 나도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왔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방송 3사 공채 탤런트에도 응시하셨다는 얘길 하시면서 결국은 찬성해주셨어요. 할아버지도 극장을 운영하셨다니 피는 못 속이나 봐요(웃음)”.
어렸을 때 아버지 무릎에 앉아 봤던 <모래시계>, 성인이 돼 보게 된 <봄날>에서의 고현정은 “연기가 아닌 실제 고현정의 삶을 보는 것 같았다”며 고현정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조성은.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그는 언젠가 다니엘 헤니, 김윤진처럼 할리우드에 진출하겠다는 꿈도 품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 따뜻한 이웃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조성은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