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10년 넘게 하다가 아나운서의 길로…야구 연습도 열심히 하겠다”
사진=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창단식에 참석한 정순주 아나운서. (제공=한스타미디어)
“‘홈런을 쳤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풀카운트일 때 마운드에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프로야구 선수들을 인터뷰하면서 늘 던지는 질문입니다. 항상 야구 현장에 있지만, 야구에 대한 경험은 늘 간접체험으로만 그치잖아요.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무용을 해봐서 느끼는 건데 야구선수들이 경기 전 몸을 푸는 걸 보면 몸이 근질근질 했어요. 그래서 저도 꼭 야구를 직접 하고 싶었어요.”
프로야구 현장을 누비는 정순주 아나운서가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에 문을 두드린 이유다.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무용으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준비했던 정순주는 문득 TV에 나오는 여자 아나운서를 보고 아나운서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무언가에 홀린 듯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고, 방송국에 입사해 3개월 만에 XTM 야구프로그램 <베이스볼 워너비>를 맡으면서 아나운서의 길로 접어들었다.
어느새 아나운서 4년차인 정순주 아나운서는 정신없이 바쁘다. MBC스포츠플러스와 OBS 야구토크프로그램 <스파이>, 네이버 <라디오볼>과 다음 <풀카운트>, 일간스포츠 인터뷰 ‘정순주, 꽃보다 야구’ 등 콘텐츠를 위해 스포츠현장을 뛰어다닌다.
이에 매주 두 차례 실시되는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단체훈련에 자주 참가하기가 쉽지 않다. 정순주 아나운서도 “너무 바빠서 야구 연습에 자주 못 나가는 게 아쉽고 속상해요”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연습에는 자주 참석하지 못하지만, 정순주 아나운서의 야구 열정은 식지 않았다.
–단체연습에는 자주 못나온다. 개인연습은 하고 있나.
“지난 6월말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입단을 결정했을 때는 한강 고수부지에서 캐치볼도 하고, 야구장에서 선수들을 만나 이것저것 물어보며 원포인트레슨을 받았어요. 그러나 요즘은 프로농구 취재 준비하느라 정말 바빠요. 개인연습은 자주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정순주 아나운서가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 단체연습에 참여해 캐치볼을 하고 있다. (제공=한스타미디어)
-막상 야구 연습을 시작해보니 어떤가.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야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동안 프로선수들의 플레이를 쉽게만 봤던 것을 많이 반성하게 됐습니다.”
-여느 스포츠 종목과 다른 야구만의 매력이 있다면.
“신입 아나운서였을 때 기억나는 말 중 ‘3할만 치면 된다’ ‘오늘 못해도 내일 잘하면 된다’가 있었어요. 미래가 있는 스포츠라는 게 야구의 매력인 것 같다.”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에서 원하는 포지션이 있다면.
“처음에 야구를 잘 몰랐을 때는 투수가 멋있어서 여자야구의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하면 오만이었던 같아요. 신인선수들이 하는 말 ‘어떤 포지션이든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가 이제야 이해가 가요. 지금은 감독님이 시켜만 주시면 어떤 자리도 할 용의가 있습니다. (웃음)”
–무용을 전공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게기로 아나운서가 됐나.
“무용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대학원까지 했어요. 리틀엔젤스 활동도 해 해외공연도 많이 다녔습니다. 무용이 나의 길이라 생각했고, 무용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박사과정을 밟으려 했어요. 그런데 석사를 끝내고 잠시 쉬는 사이, 우연히 TV에서 박선영 SBS 아나운서를 보다가 ‘멋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사 과정 들어가기 전에 잠깐 아나운서 아카데미나 다녀볼까’하고 다녔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아나운서를 해보고 싶어졌어요. XTM 방송국에 시험을 봤는데 덜컥 붙었습니다. 입사하고 3개월 만에 <베이스볼 워너비>란 야구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10년 이상 무용을 해왔는데 갑자기 아나운서 진로를 바꾸기가 쉽지 않았겠다.
“네, 사실은 아나운서 막 시작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무용 박사과정을 계속할까 생각도 했는데, 결국 포기하고 아나운서의 길을 가게 됐습니다.”
–무용과 아나운서 중 어떤 게 더 힘든가.
“잘 모르겠어요. 둘 다 겹치는 게 있어요.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오랜 경험이 쌓여야 전문가가 되는 것 같아요. 아나운서 처음 할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사실 무용할 때는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는데 아나운서 초기에 힘들어서 ‘난 아나운서는 아닌가’ 고민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무용도 처음에 힘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무용할 때 힘들었던 점을 상기하며 극복한 것 같아요.”
–4년차 아나운서로서 아나운서의 조건, 아나운서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정신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아나운서나 무용, 야구선수도 마찬가지로 멘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야구에서 투수가 공 하나하나 던지는 것도 정신력이 좌우한다고 봅니다.”
출처=정순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정순주 만의 특별한 슬럼프 위기 극복 방법은.
“저는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요. 진짜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혼자 노래방에 갑니다.”
–노래방서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나.
“거미, 쏘냐 노래 즐겨 불러요. 참 그리고 우리 야구단에 계시는 리사 씨 노래도 좋아합니다.”
–무용 외에 취미는. 시간 날 때 주로 뭐하나.
“산책이요. 특히 한강을 따라 걷는 것을 좋아해요.”
–정신없이 바쁜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잘 먹고 잘 자요. 보신탕 빼고는 다 잘 먹어요.”
–남자친구는 있나.
“없어요. 그게 좀 문제인 것 같아요. (웃음)”
–아나운서로서 꿈이 있다면.
“여자 아나운서가 롱런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나이 들어서도 아나운서, 리포터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정순주가 이 프로그램을 하면 믿을 수 있다’ ‘퀄리티가 있는 인터뷰가 나온다’ 이런 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리고 스포츠팬들에게 인정받는 아나운서. 지금은 방송 때문에 바빠서 야구 연습하러 자주 못 나가지만 언제든지 시간이 된다면 연습하러 나갈 겁니다.”
한편 40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은 지난 7월부터 일주일에 1~2회 단체연습에 돌입했으며 내년 한국여자야구연맹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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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