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의 반란’ 신안천일염 짠물바둑 펼쳤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제3국에서 신안천일염 신민준(왼쪽)이 CJ E&M 이지현을 누르며, 신안천일염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일조했다.
신안천일염은 정규리그 4위였다. 늘 우승후보의 한 팀으로 꼽히고 실제로 2013년 시즌에는 챔피언에 올랐는데, 올해는 포스트시즌 처음부터 사다리를 타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단판승부)에서 정규리그 3위 광주 Kixx를 3 대 0으로 보내더니, 플레이오프(3번기)에서는 정규리그 2위 CJ E&M에게 1차전 3 대 1, 2차전 3 대 2, 역시 완봉승을 거두면서 대망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신안천일염은 10월 27일~28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의 맏형 목진석과 막내 신민준의 2승 합작으로 CJ E&M을 3 대 2로 눌렀다. 1차전 3 대 1에 이어 2차전도 승리한 신안천일염은 6일 연속 예정된 승부를 4일 만에 끝내면서 하이파이브.
2차전의 제1국, CJ E&M 3지명 신진서 대 신안천일염 3지명 조한승, 같은 3지명 대결에서는 신진서가 이겼고, 제2국 CJ E&M 5지명 강승민 대 신안천일염 1지명 이세돌 대국은 이세돌이 승리해 1 대 1. 분수령이 된 제3국에서는 CJ E&M 2지명 이지현 대 신안천일염 4지명 신민준이 만났다. 난타전 와중에 이지현이 우변에서 승부패를 만들면서 승기를 잡았으나 신민준의 쓴 팻감을 받지 않고 서둘러 패를 해소한 것이 통한의 실책이었다. 이지현의 좌중앙 흑 대마가 심하게 몰렸고, 간신히 두 눈을 내고 쌈지를 뜨고 살기는 했으나 대세는 이미 크게 기울어진 모습이었다. 유창혁 해설자는 “후반은 신민준의 독무대였다”는 것이 해설자 유창혁 9단의 총평이었다.
신안의 맏형이자 35세의 노장(?) 목진석은 1차전에서 강동윤, 2차전에선 박승화 등 상대 전적에서 열세에 있던 선수들을 연파, 팀 사기진작에 선봉 역할을 자임했다. 목진석 9단은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확정된 후 “팀에 도움이 되어 더 기쁘다. TV 화면에 0-4의 상대전적이 자꾸 비쳐 당황스럽긴 했는데 최대한 편안히 두려 했다. 평정심을 잘 유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목 9단은 자주 화제 오르내린다. 자강불식하는 면학 자세에 이미 정평이 있는 데다가 최근에 ‘공부의 양’이 성적으로 나타나면서 후배들의 경계 대상이 되어 있고, 또 얼마 전에는 후배들의 자비를 들여 후배들의 경연 무대를 마련해 주었다. 공부와 성적과 선행, 하나도 쉬운 것만은 아닌데, 이른바 3트랙을 넘나들고 있는 것.
내셔널리그 플레이오프 1경기 4국에서 충청북도 김창훈(왼쪽)이 서울 천일해운 신동목을 제압했다.
그런가 하면 막내 신민준 역시 1차전 결승전에 이어 2차전 3국을 승리하는 등 ‘꼭 있어야 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속도가 붙었다. 이런 추세라면 신진서와의 한 걸음, 혹은 반 걸음 차이를 곧 극복할지 모르겠다.
챔피언결정전은 2013 우승팀(신안)과 2014년 우승팀(티브로드)의 대결, 최강팀 간의 빅매치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티브로드는 2연패를 장담하지만, 내심 부담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안은 어쨌든 가장 껄끄러운 팀이다. 티브로드는 2013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1 대 2로 패한 전력이 있는 데다가 올해 정규리그 전·후반기에서도 거푸 졌다. 2015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포스트시즌 순위에 따라 1위 2억 원, 2위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
아마추어 쪽 내셔널리그도 마지막 우승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28~30일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2015 내셔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경기에서 충청북도가 서울 천일해운을 3 대 2로 누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1·4·5국은 충청북도가, 2·3국은 서울 천일해운이 이겼다.
대한바둑협회 시니어랭킹 1위 조민수(서울 천일해운)가 김정우(충청북도)에게 지고, 정규리그 주니어 다승왕 조남균(충청북도·9승2패)이 정훈현에게 진 게 1, 2국. 3국에서는 김세현(서울 천일해운)이 최계성(충청북도)을 꺾었고, 4국에서는 김창훈(충청북도)이 신동목(서울 천일해운)을 제쳤다. 여성 선수끼리의 대결인 30일 5국에서는 김현아(충청북도)가 박지영(서울 천일해운)을 꺾었다.
2015 내셔널리그는 정규리그 1~6위가 일단 3팀씩 두 조로 나뉘어 포스트 시즌을 벌인 후 양 팀 1위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난다. A조는 1위 경남 킹스통 커피, 4위 포항 영일만, 5위 화성시. B조는 2위 서울 천일해운, 3위 충북, 6위 서울 건화. 4·5위와 3·6위가 먼저 붙어 승자가 1위와 2위와 겨루어, 이긴 팀들이 결승을 벌이는 것. 4·5위 전에서는 포항 영일만이 이겨 경남 킹스톤커피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하는 2015 내셔널바둑리그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한국바둑방송과 세계사이버기원 사이버오로가 협력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
이광구 객원기자
손근기 5단 ‘바둑 콘텐츠’ 개발 화제 시청자 참여하는 바둑방송 만든다 손근기 5단. ‘수담바둑팀’은 바둑방송과 바둑시장의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위해 시청자 참여가 가능한 ‘다음 수 예측’과 ‘메시지 바둑’, ‘패턴지정 기보검색’, ‘자동대국 저장’ 등의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 기반을 실시간 분석하고 통계화해 시청자와 소통하고,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손 5단의 사업 청사진이다. 2003년 입단한 손 5단은 2007년 한국바둑리그에서 영남일보 소속으로 우승한 바 있으며, 바둑TV와 K바둑 해설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2013년 10월 개설한 다음 인터넷 방송서비스인 ‘다음 팟플레이어’를 통해 바둑방송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아프리카TV에서 바둑팬들과의 양방향 소통에 힘쓰고 있다. [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