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동방신기‘’ 팬들은 울고 싶다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동방신기 3인은 지난 21일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net의 ‘Mnet Asian Music Awards’(MAMA)에 전격 출연했다. SM이 후보 선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MAMA’ 보이콧을 공식 선언한 상황에서 이들의 출연은 SM과의 완전 결별을 의미할 수도 있다. 지난 21일 중국 심천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동방신기 세 번째 아시아 투어-미로틱’ 공연에 불참 의사를 통보한 동방신기 3인이 SM이 공식 보이콧한 ‘MAMA’에 그것도 중국 공연 당일에 출연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일각에선 동방신기 3인의 ‘MAMA’ 출연이 SM과의 결별, 다시 말해 동방신기 3인의 개별 활동 시작을 의미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5인조 동방신기의 모습은 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과거 HOT가 해체한 뒤 SM을 떠난 세 명의 멤버가 JTL이라는 그룹을 새로 결성했듯이 동방신기 3인 역시 새로운 3인조 그룹이 될 수도 있는 것.
그렇지만 대다수의 가요관계자는 동방신기 3인의 ‘MAMA’ 출연이 새로운 시작이 아닌 ‘마지막 승부수’라는 입장이다. SM이 “동방신기 3인이 동방신기로서의 활동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내년 초 국내 컴백 활동은 불가능하게 됐다”는 초강수를 두자 동방신기 3인 역시 마지막 승부수로 ‘MAMA’에 출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분명 분위기는 동방신기 3인이 훨씬 더 좋았다. 특히 지난 10월 27일 서울중앙지법은 민사합의 50부가 지난 7월 말 동방신기 3인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동방신기의 독자적 연예 활동에 대해 SM이 이의를 제기하는 등 방해를 해선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전속계약 효력의 전면적인 정지를 구하는 부분은 기각한다”며 동방신기 3인과 SM이 개별 합의를 통해 그룹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이로써 동방신기 3인은 독자 활동이 가능한 상황에서 합의 여지까지 남겨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그러나 법정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좋아진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SM이 지난 13일까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힌 내년 초 동방신기의 국내 컴백 활동에 대해 동방신기 3인 측은 답변 기한 일인 지난 12일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며 “이로 인해 동방신기의 내년 초 국내 컴백 활동은 불가능하게 됐는데 동방신기 활동을 지속하려 했던 당사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SM은 동방신기 해체 가능성을 암시하는 초강수를 둔 것.
그렇지만 동방신기 3인은 이미 독자 활동까지 준비하고 있던 터라 이런 SM의 초강수에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 다만 문제는 SM 측에 선 나머지 두 멤버인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움직임이었다. 동방신기 3인의 한 측근은 “이들이 먼저 SM을 떠나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독자 활동에 들어가면 나머지 두 멤버가 추후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데 반해 전속계약 분쟁 과정에서 그들의 움직임이 기대와 달리 SM의 입장과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SM의 초강수는 동방신기의 실제 해체로 연결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동방신기 3인의 독자 활동 계획은 사실 국내보다는 일본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목에서 가요관계자들은 과거 정상급 한류스타 A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유명 매니저 B 씨의 이름을 주목하고 있다. A와 결별한 뒤 연예계에서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B 씨가 동방신기 3인의 일본 활동을 조율하는 매니저로 나섰다는 소문이 가요관계자들 사이로 확산된 것. 동방신기 3인이 일본 연예계로 진출해 드라마에 출연하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도록 B 씨가 일본 매니지먼트를 맡는다는 내용이다. 다만 가수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며 나머지 두 멤버가 합류하기를 기다릴 예정으로 알려져 있었다. B 씨의 경우 한류스타 매니저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데다 한국과 일본 연예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인들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동방신기 3인의 일본 활동을 돕는 배후세력이 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있었다. 그렇지만 B 씨는 이런 소문을 강하게 부인했다. 동방신기 3인과의 일본 활동 계약설은 물론 친분조차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
그런데 최근 동방신기 3인이 다른 문제로 인해 일본으로 진출해 독자 활동을 벌이는 계획 자체를 아예 취소했다는 얘기가 들려와 눈길을 끌고 있다.
동방신기 3인들의 측근들 사이에선 가장 우려스러운 얘기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예상 외로 강하게 나오는 SM의 반응, 또 다른 두 멤버의 동참 가능성 불투명 등으로 인해 동방신기 3인 사이에도 이견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 SM과의 극적 합의를 통해 기존 동방신기 활동을 유지하자는 주장과 SM과 결별한 뒤 독자 활동을 하자는 주장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 내분설로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두 멤버가 SM에 남은 상황에서 동방신기 3인까지 의견을 통일하지 못할 경우 내분에 내분이 더해진 최악의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이에 동방신기 3인의 한 측근은 “내분 상황까지는 아니고 다양한 방법을 두고 논의가 오가는 것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동방신기 3인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 측 관계자는 매스컴과의 접촉에서 “전속계약 무효소송 서류를 아직 접수하지 않았다”며 “SM과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해 볼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