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하현국)에서 열린 강 씨의 살인·절도 등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강 씨가 사전에 살인을 계획했으며,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또 범행을 저지른 후 피해자의 돈을 인출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이체, 그 돈으로 5일간 도박을 했다.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피해자로 가장해 유족들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치밀하고 잔혹한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강 씨가 범행 전 마트에서 범행도구를 구입하고 갈아입을 옷까지 마련했다. 살해 후에는 자신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손톱 밑을 칫솔로 닦아내는 등 피해자의 몸을 씻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며 “수건과 걸레 등으로 방을 깨끗하게 청소했고, 시신을 장롱에 유기하면서 손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강 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강 씨는 어린 시절 친어머니에게 버림받고, 두 차례 결혼했으나 본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했다. 친동생과는 사업 관계로 불화가 생겨 6년간 연락하지 않았다”며 “강 씨에게 피해자는 절대적 존재이고 유일한 의지처였다. 그런 존재인 피해자의 외도를 의심한 나머지 벌인 범행”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변호인은 “하지만 강 씨가 처음부터 피해자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강 씨가 흥분한 상태에서 피해자가 반항하자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강 씨가 살인 후 피범벅이 된 피해자의 시신을 보고 울었다고 한다”며 “피해자의 돈을 인출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는 등 범죄가 치밀하지는 않다”고 항변했다.
강 씨 역시 최후진술에서 작은 목소리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강 씨는 지난 9월 3일 오후 7시 50분쯤 여자친구인 학원 강사 공 아무개 씨(여·46)의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공 씨가 귀가하자 둔기로 머리를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 시신을 장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씨는 1년 전 동창회에서 만나 교제를 이어오던 공 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으로 의심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 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