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는 15일(현지시간) 유엔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반 총장이 이번 주 북한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 1993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의 평양 방문에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세 번째 방북이 된다.
첫 방북을 한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은 1979년 5월 2, 3일 평양을 방문했고 5일엔 서울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 남북한 모두 유엔에 가입하기 전이고, 동서 냉전과 그에 따른 남북 대치가 첨예할 때였다.
발트하임 총장은 방북 당시 김일성 주석을 만났고, 남한에 와서는 “김일성이 ‘북한은 남침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유엔 사무총장이 지명한 인사가 남북한 쌍방의 대화 통로로서 ‘옵서버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박정희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면서 발트하임 총장의 구상은 무산됐다.
두 번째 방북을 한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총장은 1993년 12월 24일부터 26일까지 방북했다. 당시는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시기라 그의 방북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이 부트로스갈리 총장을 만나 “북한은 미국과 핵문제에 관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유엔이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반 총장이 방북한다면 전임 총장들보다 좀 더 심도 있는 대화가 오고갈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반 총장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한 유엔 관계자는 “같은 한국말로 반 총장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회담을 한다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평양 방문이 이뤄진다면 김정은의 의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상징적 인물인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남을 통해 미국 등 주요 관심 국가들에 메시지를 전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