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죽은 후 경제난 그마저 떠났으니…
▲ 최진영이 살던 논현동 집(왼쪽)과 최진실이 살던 잠원동 집. | ||
빈소에서 만난 고인의 지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남겨진 유가족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부분이었다. 남매의 연이은 자살이라는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는 것 자체도 힘겨운 일일 테지만 당장의 현실은 경제적인 부분들이 유가족을 압박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고인의 한 측근은 “당장 외할머니가 애들 데리고 어디서 살지부터 걱정”이라며 “(고 최진실이 자살한) 잠원동 집에서 살 수가 없어 비워 놓았는데 이제 논현동 집에서도 살 수 없게 된 거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그는 두 남매의 연이은 자살로 있던 재산의 절반가량이 세금으로 사라지게 됐다며 속상해 했다. 상속세는 과세표준금액에 따라 10%~50%의 세율이 적용되는데 고인의 지인은 “남겨진 재산의 40%가량을 세금으로 낸다고 들었다. 또 4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서 “그나마 이영자 이소라 홍진경 등 진실이랑 친하게 지내던 동료 연예인들이 지금까지 매달 돈을 걷어 생활비를 보태주고 있다”라고 얘기한다. 또 다른 고인의 지인은 “최진영이 남긴 재산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이라 세금 문제로 아직 묶여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한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은 모친 정옥숙 씨가 고 최진영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엿보인다. ‘아직 세금 문제니 신한건설 소송 문제도 말끔히 해결되지 않아 머리가 복잡하고 아무것도 내 힘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라는 대목이 바로 그것.
서울고등법원 민사32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는 지난 2월 9일 (주)신한이 ‘최진실의 결혼파경으로 아파트 브랜드와 기업이미지가 훼손돼 손해를 봤다’며 고 최진실과 소속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최진실의 자녀들과 소속사는 2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고인의 측근들은 손해배상금 2억 원이 유가족에게 상당한 부담이 됐다고 얘기한다.
우선적으론 부동산을 처분하는 방법이 있다. 고인의 모친 정 씨는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따뜻해지면 잠원동 집도 청소업체를 불러 청소를 하고. 좋은 사람 있어야 세를 주든가, 아니면 파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라는 대목이 바로 그것. 항간에선 유가족이 잠원동 집을 처분하려 했지만 팔리지 않아 고심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모친 정 씨는 생각만 하고 있었을 뿐 잠원동 집을 팔려고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유명 연예인이 자살한 집이라는 점에서 쉽게 구매자를 찾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런 고민은 고 최진영 명의의 논현동 집도 마찬가지가 됐다. 또 두 집 모두 수십억 원대지만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내놓아야 한다.
▲ 고 최진영 | ||
고 최진실의 두 아이 최○○와 ××의 양육권 친권 등의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최진실의 사망 이후 전 남편 조성민은 친권 회복과 관련해 양육·재산관리·법률행사대리권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렇지만 조성민은 우여곡절 끝에 일체의 소송을 포기하며 모든 권리를 모친 정 씨에게 넘겼다. 이로 인해 현재 두 아이의 양육권과 재산권은 외할머니인 정 씨에게 있다. 따라서 이번 고 최진영의 자살은 양육권이나 재산권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모친 정 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거나 세상을 떠날 경우 문제는 복잡해진다. 애초에는 고 최진영이 모친 정 씨의 뜻에 따라 두 아이를 양육할 예정이었지만 그가 먼저 세상을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의 조성민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거세다. 2008년 소송이 제기되며 극도로 악화된 양측의 관계는 조성민이 소송을 취하하고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면서 해소된 것으로 보였다. 또한 조성민이 두 아이를 가끔 만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모친 정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성민이 두 아이를 종종 만난다는 얘기를 비롯한 화해설에 대해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고 알고 싶지도 않다”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빈소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월 29일 전 처남인 고 최진영의 자살 소식을 듣자마자 영동 세브란스 병원으로 달려온 조성민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오후 6시쯤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떠났다.
빈소 안에서 유가족들은 조성민에게 여기 왜 왔느냐며 다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아이를 양육할 삼촌마저 세상을 떠난 지금, 조성민이 두 아이의 양육에 적극성을 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핵심은 두 아이의 행복이다. 어머니와 외삼촌의 연이은 자살로 두 아이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감당해야 한다. 또한 재산 문제나 양육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두 아이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부디 두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향에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