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민턴 국가대표 김동문 선수의 연습장면 | ||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환상의 복식조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먼저 배드민턴의 김동문(삼성전기•28)과 나경민(대교눈높이•27)의 혼합복식은 98방콕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내성적인 성격이다 보니 오히려 차분함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는 남자가 리드하고 여자가 얼마나 보조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오빠(김동문)는 어떻게 하면 파트너가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한다”는 나경민의 말에 김동문은 “경민이가 플레이하는 걸 보면 시집가서도 남편 내조를 잘 할 것 같다”며 파트너의 칭찬에 말을 아끼지 않는다. 김중수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조용한 성격이라서 그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97년부터 맞춰오고 있는 호흡만큼은 일품”이라며 “눈빛으로 말한다는 모델은 바로 이들이 아니겠냐”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탁구에서도 중국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복식조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자복식의 김택수(담배인삼공사•33)와 오상은(상무•26)은 경쾌한 탁구공 소리만큼이나 뛰어난 하모니가 일품이다. 두 사람은 항상 붙어 다닌다. 김택수의 파워 드라이브와 오상은의 기교 플레이의 궁합은 결코 훈련장에서만 만나서는 이뤄지기 힘든 것이 사실. 두 선수가 룸메이트다 보니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선후배간의 정신적 교감을 키워가고 있다. 말수가 적은 오상은이지만 선배 김택수에게는 마음을 열고 친형처럼 따른다. 김택수도 쉬는 시간에는 선배로서의 경험을 전달하고 후배의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한편, 탁구 혼합복식에 출전하는 오상은과 김무교(대한항공•28)는 연상연하 커플로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의 주역이기도 한 이들은 성격이 활달한 김무교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고 있다. 사실 탁구 혼합복식에서 승패의 관건은 여자선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 남자선수가 친 볼을 여자선수가 얼마나 잘 받아내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라지기 때문. “누나만이 줄 수 있는 편안함을 아마 상은이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김무교 앞에서는 씩씩한 군인 오상은도 귀여운 남동생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