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유력 연예 사이트에 최현호로 추정되는 누드 사진이 올려졌다가 삭제되는 등 일대 혼란이 일면서 한국으로까지 입소문이 번졌는데 이것은 중국의 한류 바람이 한국 연예인에서 스포츠 스타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축구 스타 안정환이 탤런트이자 가수인 안재욱을 능가할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고 7월경에는 중국의 여러 업체에서 CF 계약을 위해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등 중국권에서 한국 스포츠 스타의 위상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현호의 경우에는 개인 소장품으로 만들어 놓은 누드 사진이 유출되면서 홍콩 사이트에 올려진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홍보용으로 별도의 제작비를 들여 촬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현호의 매니지먼트사인 티그리폰사의 양명규 실장은 개인 소장용으로 찍었다고 주장하다 기자가 여러 가지 증거를 제시하며 사실 확인을 요구하자 어렵게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홍콩 사이트에 최현호 사진이 올려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중에 그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이미 삭제돼서 확인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곳에까지 현호 사진이 돌아다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드집을 찍은 것은 사실이다.”
양 실장의 설명에 의하면 최현호가 누드집을 찍은 시기는 2000년 초반.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기 전이다. 이전부터 잡지 화보나 광고 촬영을 하면서 사진작가들로부터 누드집에 대한 권유를 받았을 만큼 완전 노출 상태에서의 몸매가 그리스 신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거의 완벽에 가깝다고 한다.
제작비는 N청바지 회사가 지원했다. 최현호가 한때 이 회사의 모델로 활동한 것이 인연이 돼 누드집 촬영을 지원했던 것. 촬영 장소는 사이판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두 달간에 걸쳐 비밀리에 진행됐다.
최현호의 한 측근은 “개인 소장용이 아니라 홍보를 목적으로 누드집을 찍었으나 핸드볼협회와 전 소속팀의 반대로 출판되지 못했다”며 “누드집을 CD로 구워 현호와 매니지먼트사에서 소장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외국 사이트에 유출됐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최현호의 소속팀인 충청하나은행은 누드집 제작에 대해 핸드볼협회보다 더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선수 생활을 하며 CF와 패션쇼 모델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선 양해를 했으나 누드집만큼은 절대 안된다고 강력히 반대하는 바람에 촬영을 마쳐놓고도 출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0∼2001핸드볼큰잔치대회 포스터에는 최현호가 핸드볼 공을 들고 상반신을 노출한 채 찍었던 당시 사진이 실려 ‘오빠부대’들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는 후문.
한편 최현호는 국내에서 활동할 당시 훤칠한 키(193cm)에 귀공자풍의 수려하고 반듯한 외모로 산타페 캔커피, 인타르시아 속옷 등의 CF와 앙드레김 패션쇼의 단골 모델로 출연하는 등 얼굴과 실력을 겸비한 스타플레이어였다.
비인기종목인 핸드볼에서 ‘오빠부대’를 탄생시키며 핸드볼 경기에 수백 명의 팬을 이끌고 다닐 만큼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다 2001년 7월 한국의 대표적인 핸드볼 스타 윤경신이 소속돼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 굼머스바흐에 입단하게 된 것.
누드집에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에 노출된 최현호의 전신이 예술적으로 표현돼 있는데 스포츠 선수 중 최초로 시도한 누드집이라는 데서 더욱 눈길을 끈다. 최현호는 다음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누드집 촬영 동기와 앞으로 출판 문제, 그리고 누드집이 유출된 데 대한 소감 등을 모두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