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곤 못살아 반찬 많을수록 굿~
#외식업 종류 다양…돼지고기전문점부터 커피까지
‘빅3’ 엔터테인먼트 회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외식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곳은 YG엔터테인먼트(YG)다. 그룹 빅뱅과 투애니원, 아이콘 등이 소속된 YG는 ‘엔터 기업’을 목표로 한 듯,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단연 외식 사업. CJ의 브랜드전략 고문으로 활동했던 노희영 대표를 영입해 올해 6월 외식 브랜드 ‘삼거리 푸줏간’을 시작했다. 노 대표는 CJ에서 외식 브랜드 론칭과 성공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비비고’, ‘계절밥상’ 등 한식 브랜드를 만들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가 YG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사실은 연예계는 물론 외식업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았을 정도다.
일부에서는 YG의 외식사업 진출을 ‘뜻밖의 선택’으로 보지만 사실은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왔다. 일찌감치 외식 브랜드를 ‘효자 사업’으로 인지하고 있던 셈이다. 그 시작은 2004년께 홍익대 주변에 문을 연 실내 포장마차 ‘삼거리 포차’였다. 당시 소규모 주점에 불과했지만 최근 고급 돼지고기전문식당으로 변모한 ‘삼거리 푸줏간’을 통해 국내 체인은 물론 세계 시장 진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YG는 이미 별도 법인 YG PLUS를 통해 유럽 40여 개 나라에 진출해 있는 커피 브랜드에 지분을 투자했다. 커피를 대표로 음료 시장에 뛰어들어 그 가능성을 타진한 후 최근 35억 원을 현금으로 출자해 신규법인 YG푸드를 세우기도 했다.
YG가 공격적인 확장이라면 SM엔터테인먼트(SM)는 몇 차례의 실패를 딛고 재도전에 나서는 ‘칠전팔기’의 자세다. 최근 서울 삼성동과 청담동에 프리미엄 카페와 레스토랑 ‘SUM’, ‘SMT SEOUL’ 등의 문을 열고 향후 해외법인을 세워 아시아와 미국시장으로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SM의 외식사업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8년 한식 레스토랑을 만들었지만 경영난 탓에 2011년에 문을 닫았고, 2012년에는 캐주얼 레스토랑 ‘치맥’을 론칭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두 번의 실패를 맛봤던 만큼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위험 요소를 줄인 채 해외시장으로 향한다.
왼쪽부터 YG 외식 브랜드 ‘삼거리 푸줏간’, SM이 최근 문을 연 레스토랑 ‘SMT SEOUL’, JYP의 잭스코코 코리아 제품. 임준선·이종현 기자
#적극적인 외식사업 진출, 왜?
한류스타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보유한 ‘빅3’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외식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관계자들은 ‘사업다각화’를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한류로 인해 파생되는 콘텐츠가 다양하다보니 이를 활용한 제2, 제3의 아이템까지 늘어나는 상황. 스타들이 거둬들이는 출연료나 공연 수익만으로 재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외식사업은 해당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매출의 밑바탕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빅3’ 모두 상장사라는 점도 중요하다. 매출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그 규모를 늘리는 일도 상장사의 책임으로 통한다. 여기에 안정적인 주가관리도 필요하다. 때문에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고 소속 스타와 그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외식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JYP엔터테인먼트(JYP)가 홍콩의 코코넛 제품 브랜드인 잭스코코와 공동법인 잭스코코 코리아를 설립한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코코넛 관련식품과 제품을 아우르는 이 브랜드는 세계적인 가수 엘튼 존을 비롯해 배우 귀네스 팰트로 등의 스타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박진영은 꾸준히 진행해온 해외진출 과정에서 쌓은 인맥 등을 활용해 잭스코코 코리아 설립을 이끌어냈다. JYP는 현재 서울 일부 매장에 한정된 판매처를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연계한 식음료 사업 구상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낙관적인 수익 가능성을 보고 외식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뼈아픈 실패의 경험도 거쳤다. 앞서 박진영은 미국 뉴욕에 한식 레스토랑을 열고 미국인을 공략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패는 노하우를 남겼다. JYP는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레스토랑의 문을 열어 긍정적인 반응을 모으고 있고,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확대 여부를 타진할 방침이다.
사실 엔터테인먼트와 외식사업은 ‘최적의 합작’이라는 평가가 많다. 최근 외식 브랜드와 제품의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는 분위기에서, 그 흐름을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분야가 엔터테인먼트사라는 분석이다. 연예계는 대중의 트렌트를 이끄는 핵심 분야이고, 대부분의 유행을 만들어낸 주축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식사업은 한류 콘텐츠를 가장 빠르게 활용할 분야로 꼽힌다. 국내를 찾는 한류 팬이나 혹은 해외 각지의 흩어진 팬에게 스타가 연관된 외식 브랜드를 통해 그 문화를 즐기는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회사 역시 수익을 챙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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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한 관계자는 “YG가 운영하는 ‘삼거리 푸줏간’은 매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문을 연 직후부터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식당을 찾는 손님의 상당수가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식당의 인지도가 급상승한 배경은 빅뱅 등 YG 소속 스타들의 ‘단골집’으로 자주 소개되면서부터다. 이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외식 브랜드는 비교적 쉽게 스타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다”며 “꼭 SM이나 YG처럼 외식브랜드를 론칭하는 곳도 있지만 요즘은 중소 규모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카페를 만들어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톱스타들을 앞세운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연이은 외식업계 진출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영세 외식업자들 입장에선 대형 연예기획사가 대기업과 만큼이나 버거운 경쟁상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