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안게임에 출전시 킬 정예멤버 구성을 놓고 고심에 빠져 있다 | ||
“종국이만 들어와도 큰 힘이 될텐데…”하며 쓴맛을 다시는 최 코치는 축구선수는 많지만 정작 뽑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렇듯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26일 발표된 예비선수 35명의 명단을 살펴보면 그 고충을 알 수 있다.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7명의 와일드카드 후보 중 누가 3명의 엔트리에 포함될 것인지의 여부. 현재 선발이 확실시되는 선수는 골키퍼 이운재(수원)다.
얼마전 김현태 GK코치는 이운재에게 전화를 걸어 부상 부위를 물으며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해 의중을 떠보았다. 성실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운재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기꺼이 불러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혹시나 싶어 마음 졸였던 김 코치로선 이운재의 사심없는 대답에 감동하고 말았다. “월드컵처럼 큰 대회도 아니고 팀 사정도 있고 또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도 아닌데 선선히 OK를 해서 정말 고마웠다.
군 미필자들을 대상으로 뽑으려고 하지만 몸 상태가 좋은 선수가 별로 없다. 특히 기대를 했던 김용대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이운재 카드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운재가 와일드카드로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월드컵에 참가했던 고참 선수들이 남아 있는 2장의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한때 화제가 됐던 것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황선홍의 복귀설.
황선홍 외에 언론에서 자주 거론한 와일드카드 후보가 안정환, 유상철이었는데 안정환은 훈련부족을 이유로 예비명단에서 제외됐다. 유상철 역시 현재 팀 이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 뛸 곳이 없는 상태에서 대표팀에 들어와 봤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월드컵을 통해 누릴 것은 다 누려본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 입장에서 아시안게임이 눈에 들어오겠나. 특히 소속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상 뽑아놓고 벤치에 앉혀 놓는다면 이것 또한 문제다.
국내 프로선수 중에서 남은 2장을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선수라면 월드컵에 참가한 김남일(전남), 이영표(안양), 김태영(전남), 최진철(전북) 등이다. 그중에서 공격수보다 스토퍼와 사이드쪽의 선수들이 후보로 거론되는데 이영표와 김남일, 김태영 등이 유력하다. 그러나 대표팀의 한 코치는 김남일 선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남일의 실력 문제가 아니라 김남일에게 쏠리는 엄청난 관심이 다른 선수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고의 흥행 카드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훈련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려면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김남일의 합류는 플러스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많다는 것. 청소년대표팀의 주공격수 최성국(고려대 2년)도 ‘뜨거운 감자’다. 아시아청소년대회가 10월 중순부터 열리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일정과 겹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처지. 솔직히 표현해서 박성화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박항서 감독을, 박항서 감독은 박성화 감독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감독은 상의 끝에 최성국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했지만 만약 엔트리에 뽑아놓고 다른 공격수들의 그늘에 가려 또다시 벤치 신세를 지게 할 경우엔 선배격인 박성화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강희 수석코치는 “월드컵 4강 신화로 인해 아시안게임에선 우승을 해도 본전 장사다. 하지만 지금은 솔직히 자신할 수 없다.
선수 구성 자체가 어려운 마당에 우승을 운운하기엔 상황이 좋지 않다”며 박 감독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음을 은연중에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