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의 알링턴 볼파크. 선수들과 구단주들의 대립이 계 속된다면 이렇게 텅빈 구장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 ||
- 아마추어 드래프트
구단주들은 매년 6월 열리는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미국과 캐나다에서 전세계로 확대하고, 50라운드에서 36라운드로 줄일 것을 원하고 있다. 선수들은 드래프트를 전세계로 확대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16라운드를 제시했다.
- 팀 축소
구단주들은 팀 축소의 권리가 있다는 주장인 반면, 선수측은 선수노조의 승인없이 구단을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 약물테스트
구단주들은 금지 약품인 스테로이드와 금지는 아니지만 근육 강화 등에 사용되는 테스토스테론이나 안드로스테네디온, 그리고 코카인 등의 마약에 모두 무작위 테스트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선수측은 스테로이드의 무작위 검사에만 찬성을 하고 있다.
- 수익분배
메이저리그는 지난 96년부터 수익 분배를 하고 있다. 각 팀은 홈에서 벌어들인 순수익의 20%를 떼어내 모아서 그중 75%는 30개 팀이 다시 나누어 갖고, 나머지 25%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익에 못미치는 팀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하고 있다.
그런데 구단주들은 30개팀이 순수익의 50%를 떼어내 30개팀이 공평하게 나눈다는 안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2001년을 기준으로 하면 나누어 가질 액수는 1억6천7백만달러에서 2억9천8백만달러로 크게 증가, 가난한 팀들이 큰 혜택을 보게된다. 그러나 선수측은 50%가 아닌 22.5%의 순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밖에도 몇 가지 다른 조항들을 놓고 구단주측과 선수측이 대립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 중에서 가장 큰 의견 대립을 나타내는 조항은 ‘연봉세(payroll tax)’다. 과거에는 ‘사치세(luxury tax)’로 명명했다가 양측 모두 부담스러운지 이름을 연봉세로 바꾸었다.
내용은 앞서도 밝혔지만 팀 연봉이 일정액을 넘어설 경우, 그 넘어선 부분의 50%만큼을 MLB 사무국에서 징수해 30개 구단이 나눈다는 것.
그런데 구단주측이 팀 연봉 1억2백만달러를 기준으로 원하는 반면, 선수측은 당초 1억4천만달러에서 그나마 양보해 1억3천만달러를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선수측은 연봉세 기준을 1억2백만달러로 잡으면 앞으로 대형 계약 등이 힘들어진다는 주장이다. 올시즌 최다 연봉팀인 뉴욕 양키스의 팀연봉은 1억2천5백92만8천5백83달러다. 결과적으로 선수들 주장대로라면 한 팀도 연봉세 적용이 안된다. 1억2백만달러로 해도 현재 해당 구단은 4팀뿐이다.
구단주들이 연봉세를 적용하려는 의도는 물론 턱없이 치솟는 선수들의 연봉을 어느 정도 잡아보자는 의도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워낙 몇몇 부자팀들이 야구판을 휩쓸고 있으니, 그것에 제동을 걸고 팀간의 전력 균형을 맞춰 보자는 의도도 크다. 지난해에 발생한 9·11테러 때 미국의 영웅이던 뉴욕 소방관의 초봉은 3만1천3백5달러이다.
MLB 선수들의 최저 연봉은 최근 협상에서 선수들의 주장으로 30만달러까지 올랐고, 1인당 평균 연봉은 2백38만달러에 이른다. 3만달러가 조금 넘는 연봉으로 불기둥에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 아래서 필사적으로 인명 구조를 펼치다가 숨져간 소방관들이, 약 40배의 연봉을 받는 야구 선수들이 앞으로 ‘큰돈’을 벌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파업을 단행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모르겠다.
파업이 시작된다면 구단주측도 이번에는 상당히 강한 반응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톰 힉스 구단주는 “선수들이 파업을 한다면 구단주들의 경비 절감 의지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 풋볼에서 적용하고 있는 강력한 연봉상한선제도 도입 같은 강수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선수협이 지난 13일에 파업 일자를 정하지 않고, 17일로 미뤘다가 발표한 것은 대외 선전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는데, 실제로 이 문제로도 선수들은 상당히 코너에 몰리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파업의 실현 가능성 여부가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인데, 지난 94년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민훈기 스포츠조선미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