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범 | ||
이번에 발표된 면면들로 보면 송진우(한화) 이강철(기아) 등 실력있는 선참들로부터 해외에서 돌아온 이종범(기아) 이상훈(LG) 등 프로무대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로 구성돼 시비가 일 소지를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았다.
아마추어를 제외한 프로에서 김진우 김상훈(이상 기아) 조용준 마일영(이상 현대) 이동현(LG) 등 5명의 선수가 병역 미필이긴 하지만 올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타이틀홀더로 당당한 자격을 갖춰 적어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비난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이번 선발을 포함해 프로, 아마추어가 혼성으로 구성된 것은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다섯 번째다. 그동안 네 차례의 혼성팀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 두 차례는 진정한 ‘드림팀’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야구계 안팎의 시선이다. 지난 99년 서울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시드니올림픽 예선과 2000년 시드니에서 열린 올림픽대회 때를 제외한 남은 두 번의 대표팀은 한때 ‘병역미필팀’이라는 오명을 받았다.
▲ 송진우 | ||
방콕아시안게임과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야구월드컵대회 때의 팀이 그것. 방콕아시안게임은 엔트리에 든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22명 모두가 미필자였다. 당시 정몽윤 대한야구협회장은 특유의 친화력과 수완으로 견원지간이었던 프로, 아마 관계를 화해 무드로 이끌어 사상 첫 드림팀을 만들어냈지만 서재응(노포크 타이즈)을 포함, 조인성 이병규(이상 LG) 등 엔트리를 전부 미필자로 채워 잡음이 일었다. 다행히 국가대표팀이 우승해 더 이상의 뒤탈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대회를 주관한 대한야구협회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만했다.
대만에서 열린 제34회 야구월드컵 때도 마찬가지. 4년 전 병역법이 바뀌는 통에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고 하더라도 병역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KBO와 협회는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이번 부산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때문에 엔트리 24명 중 군필이거나 병역을 수행하고 있는 6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병역미필 선수로 채워 의욕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 이상훈 | ||
각 구단은 김진웅(삼성) 오상민(SK) 김태균(한화) 채종범(SK) 등 병역을 마치지 못한 유망주나 혜택이 당장 필요한 선수들을 대거 추천해 대만으로 보냈다. 하지만 아마추어 출신들로 구성된 코칭스태프로는 애초부터 프로선수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없었기에 실패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12개 참가팀 중 6위로 프로겲틘 혼성으로 내보낸 국제대회 중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결론적으로 이번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할 팀은 엄밀히 말해 ‘드림팀 계보’로 따지자면 아시아선수권 겸 시드니올림픽 예선과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은 두 대회에서 각각 우승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과연 이번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드림팀이란 타이틀에 걸 맞는 성적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국경선 스포츠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