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시 사랑 이야기
오석환 평설 『애틋한 그리움을 노래한 사랑 이야기』는 ‘하얀 그리움’, ‘바람결에 구름 따라’, ‘강물에 마음을 띄우고’, ‘달을 보면 눈물 흘리네’ 등 4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현대의 사랑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을 듯한 옛날의 진한 사랑이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성이다. 시어와 구절 속에 문학성을 가미하는 것은 용을 다 그리고 눈동자에 점을 찍는 것처럼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또한 짧은 시어와 구절 속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아내는 작업은 심혈을 마르게 한다. 시는 음악이고 노래이다. 그래서 반드시 작품 속에 운율과 예술성이 느껴져야 좋은 작품이다.
지구상에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비로소 시가 태동되었다고 한다. 인간은 이 시를 통해 자연을 노래하고 마음의 정서를 읊조리며 감정과 느낌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시 속에 문학성과 예술성이 가미돼 시작법과 규칙이 늘어났다. 과거제도에서 뛰어난 합격자를 가리기 위해 많은 규제가 생겼다. 이러다 보니 산문을 압축된 언어로 표현한 한시는 한문학의 꽃일 수밖에 없다.
시는 짓는 것보다 해석하는 것이 어렵고, 해석하는 것보다 감상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저자는 현대를 거스르는 것 같지만 한시를 지어 보고 새로운 한시 작품 심사도 했다. 우리말과 다른 한자로 압운(押韻), 평측(平仄), 대우(對偶) 등을 맞추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이 책의 한시들은 시인들의 사랑과 그리움에 대해, 하고 싶은 수백·수천의 말들을 단 20·28자의 짧은 문자 속에 압축한 함축미가 일품이다. 저자는 한시에 담긴 문학성과 예술성은 물론 말 밖에 담긴 의미 분석에도 최선을 다했다.
독자들은 한시의 어려움을 잠깐 잊고 그저 편하게 읽다보면 저절로 동감되어 감탄한다. 그와 함께 어딘가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시구들을 느끼면서 물질만을 쫓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이 서서히 맑음으로 물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대학졸업 논문으로 ‘한시론’을 제출했고, 석사와 박사과정에서도 문학을 전공했다. 타고난 감성으로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면서 문학에 침잠했고, 특히 한문학의 꽃인 한시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 중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틈틈이 한시를 가르쳤고, 대학 강의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한시를 쉽고 친절하게 공부하는 법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인문학이 침체되면서 한문학은 물론 한자와 한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라졌다. 저자는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 마침 대전시청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강의할 기회가 생겼다. 이때 어떻게 하면 한문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까 고민하다가 일반인에게 가장 보편화된 교재인 『명심보감』을 주제로 ‘명심보감에서 사람의 길을 찾다’란 강좌를 개설했다. 그동안 가르친 것들을 재미와 감동이 전해지는 살아 있는 내용의 강의는 대성공이었다.
저자의 강의는 청중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시간마다 기립박수를 받아 명심보감 강좌는 서울, 부산, 전주 등지에서도 진행됐다. 그 이후 ‘논어에서 착한 남자를 만나다’, ‘맹자에서 의로운 세상을 꿈꾸다’, ‘통감절요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다’, ‘한시에서 맑음으로 물들어가다’ 등의 강좌를 개설했다.
[온라인 문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