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우창윤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은 27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한 시정 질의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관련 규정도 무시한 채 건물들을 지어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의원은 성인지 관점을 무시하고 지어진 흑석초등학교 교사 화장실을 우선 그 예로 들었다.
흑석초등학교 교직원용 화장실은 개선 공사 전에는 남성용 변기가 5개, 여성용 변기가 3개였던 것이 공사 후에는 남성용 변기가 4개, 여성용 변기가 2개로 바뀐 것이다.
반면 현재 흑석초등학교 남자 교사는 5명, 여자 교사는 40명으로 여성이 월등히 앞서는데도 화장실 숫자의 비율은 과거의 것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또한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지어진 것의 대표적인 예로 장애인 편의시설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도 거론했다.
서울시 용강초등학교가 개선 공사한 장애인화장실은 휠체어가 화장실에 진입한 상태에서 회전 반경이 나오지 않아 사실상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화장실 관련 관계법 및 지침에 따르면, “화장실 내 외부에 휠체어의 이동과 접근 및 회전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용강초등학교의 장애인화장실은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규정한 지침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우의원은 화장실 관련 지침이 수치를 명시하지 않고 규범적 문구로만 가득하다며 사실상 공사관계자가 자의적인 여지로 오판할 가능성을 교육청이 야기시킨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의원은 교육당국이 물리적으로 장애학생을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동중학교의 경우 학교 건물에서 운동장으로 진입하려면 오직 계단만 이용하도록 되어 있고, 공항초등학교의 강당의 단상 역시 경사로 없는 계단으로만 연결되어 있다.
장애인인 우의원은 학창시절 학교 운동장 단상위에 올라갈 수 없어 단 한 번도 상장을 직접 받은 기억이 없다며,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달라지지 않은 학교현장에 대해 개탄했다.
학교 현장조차 물리적인 배제를 통해 장애학생을 차별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 사회가 달라지기를 기대할 수 있겠냐며 교육당국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런 사례들 외에도 연령을 고려했을 때 불필요한 경사로를 설치한 세곡유치원, 안전한 이동 동선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한 당곡중학교 장애인주차장 등 관련 규정과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자의적으로 시설물을 설치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우의원은 시설물에 관한 규정과 지침도 미흡한데다가 그나마 관련 규정 및 지침을 지키지 않고 시설물을 설계하고 공사한 것에 대해 교육청의 반성을 촉구했다. 또한 향후 교육청의 모든 시설물을 설계할 때 관련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을 적용하여 누구에게나 동등하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