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이용 | ||
정하준 감독도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고, 이름만 남은 코오롱을 떠맡게 된 데 대한 평생의 한을 갖고 있다. 양측이 드러내고 밝히지 않아서 그렇지 감정의 골은 깊기만 하다.
일례로 지난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이봉주와 함께 출전한 임진수의 레이스를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비록 20km지점에서 뒤로 처졌지만 이때까지 집요하게 이봉주의 뒤를 바짝 쫓으며 한국선수끼리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임진수는 코칭스태프로부터 순위와 상관없이 무조건 이봉주 뒤만 따라가 역전을 노리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려는 임진수는 몇 차례 이봉주의 발뒤꿈치를 밟기도 했다. 잘못했다간 이봉주의 신발이 벗겨져 전체 레이스의 판도가 크게 바뀌는 대형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이봉주가 레이스 도중 임진수에게 ‘치사하게 뛰지 말라’며 손짓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또 김이용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김이용은 코오롱이 분열되기 전 팀 분위기에 염증을 느끼며 상무로 자진 입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제대 후 아직까지도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원래 꺼려했던 코오롱은 가기가 싫고, 삼성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대우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코오롱은 김이용과 접촉해 재입단을 권했지만 거절당했고, 삼성은 ‘또 코오롱이 키운 선수를 데려오냐’는 비난이 두려워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김이용 개인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있지만 결국 이봉주에 이어 역대 한국랭킹 2위의 기록을 보유한 유망주가 코오롱과 삼성의 대립에 1년이 다 되도록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