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는 부인 B 씨가 남편 A 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소송에서 부인 B 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6일 밝혔다.
A 씨와 B 씨는 지난 2013년 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뒤 같은 해 6월 혼인신고를했다.
이후 A 씨는 B 씨에게 “자신이 외국계 금융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나 간경화나 간암을 앓고 있어 돈이 필요하다”며 금품을 요구하고 폭언을 했다.
혼인신고한 뒤 두 사람은 같이 산 적이 없었고, 결혼식 준비 등 혼인생활을 위한 준비도 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2013년 9월 A 씨와 B 씨는 서로 연락이 끊겼고,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이혼청구 소송을 냈다.
B 씨는 소송을 준비하던 중 A 씨가 5번의 이혼 전력과 2번의 혼인 무효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A 씨를 상대로 “혼인을 무효로 하고 위자료를 달라”며 소송을 냈다.
그런데 1심은 두 사람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 씨도 함께 혼인신고를 했기 때문에 혼인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B 씨의 혼인무효 청구를 받아들이고 A 씨는 B 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 씨가 B 씨를 만나기 전에도 다른 여성과 혼인신고를 마친 뒤 2달 동안 1억8000만원을 가로챈 뒤 연락을 끊은 까닭에 법원으로부터 혼인무효 확정 판결을 받은 사실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방법으로 다른 여성들에게 접근해 돈을 가로채기 위한 행동을 반복했다”며 “A 씨가 오로지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B 씨와 혼인신고를 마친 것으로 혼인 합의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