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안된다” 인근 상인들 죽을 맛
판교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인기로 인근 상인들이 가게를 접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개점 100일간 하루 최고 매출 기록은 83억 9000만 원(개점일 당일)으로 주말 평균 매출은 30억 원 수준이다. 판교점 구매 고객 중 20∼30대 41%, 40대 30%를 차지해 여타 백화점에 비해 젊은 층이 판교점을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 측은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비율이 높은 판교, 광교, 수원, 안양 등 경기 남부지역 소비자들이 서울 상경보다 인접한 권역 내에서의 소비 및 문화 여가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측은 “판교점 개점 이후 이 일대 상권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성남시 분당구 핵심 3개동(판교동, 백현동, 삼평동)에서 지난 9월 1∼13일 신한카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점 전부터 불거진 지역 상권들의 반대가 기우인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인근 상권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식품관을 위한 철저한 전략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며 “백화점 측이 동일 브랜드가 없는데 백화점으로 인한 상권몰락이라는 표현은 다소 과하다고 주장하지만 비슷하거나 연관 브랜드, 더구나 대형백화점에서 유치한 브랜드들 중 대부분은 젊은이들이 로망으로 생각할 정도의 브랜드가 즐비하고 있어 사실상 경쟁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모가 있으면서 조용한 분위기의 식당 등은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성남시와 지역민 우선의 고용과 지역상권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기존 상인들에 대한 배려는 제외됐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해외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메뉴들과 브랜드, 유명 셰프들의 브랜드 매장 등과 더불어 식품관 내에 반값 할인을 하는 프랑스 치즈와 각종 잡화 및 의류들이 함께 행사를 이어가며 젊은 층뿐만이 아닌 가족 전 구성원의 놀이터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앞 항의 현수막이 걸린 모습.
한 상인은 “백화점 측과 성남시에서 판교점이 입점하면 시너지효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지만 실질적인 수혜는 대기업만 가져가고 있다. 성남시 역시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대기업의 시스템이나 자본력에 경쟁이 쉽지 않다”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