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수, 송종국, 김남일(왼쪽부터) 등 히딩크호의 태극전 사들은 이제 소속팀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K리그에 돌풍 을 몰고올 것으로 기대된다. | ||
실제로 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www.k-leaguei.com)를 비롯한 각 구단 홈페이지는 입장권을 문의하는 축구팬들의 질문이 폭주해 사이트가 마비되는 기현상을 겪고 있다.
그리고 여기엔 단연 김남일(25·전남), 송종국(23·부산), 이영표(25·안양), 이천수(21·울산) 등 신세대 태극전사들의 역할이 크다. 이들은 이번 2002 한일월드컵에서 나란히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면서 인기 급상승곡선을 그렸다. 과연 이들이 K리그에서도 월드컵에서 보여준 기량과 인기를 재현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팬들의 시선은 이들에게 고정되어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거칠면서 안정된 수비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녹다운 시킨 김남일은 K리그에서도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안정된 수비력에도 불구하고 간혹 생각 없는(?) 플레이로 경기를 망치곤 했던 그는 히딩크 사단에 합류한 뒤 몰라보게 달라졌다.
경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도대로 공수를 전개하는 등 한층 성숙된 미드필더로 거듭난 것이다. 지난 아디다스컵 때 그는 잠시 소속팀에 복귀해 뛰었던 1경기에서 이런 사실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에 대해 소속팀의 이회택 감독조차도 “처음 월드컵대표팀에 뽑혔을 때만 하더라도 최종엔트리에까지 들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그의 변신에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이미 신인왕에 오르며 K리그에서의 돌풍을 예고한 송종국은 전형적인 ‘히딩크 사단의 황태자’.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거치며 엘리트코스를 밟은 그는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에서 승승장구했다. 터키전에서 자신의 월드컵 첫 골을 낚기도 한 송종국은 골키퍼 이운재와 함께 전경기 전시간 출장의 괴력을 과시한데 이어, 선수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분석해 경기의 활약도를 평가하는 ‘옵타포인트’에서도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탑10(9위)에 들었다.
▲ 이동국(왼쪽), 고종수 | ||
대표팀에서의 활약에 비해 프로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꾀돌이’이영표도 이번 정규리그에서는 소속팀에 확실히 보은할 생각이다.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2000년부터 안양 유니폼을 입고 화려하게 프로무대를 밟았지만 지난 2년 동안 총 47경기에 출장, 2골 2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쳐 인기만큼의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히딩크의 가르침을 받으며 부동의 왼쪽 윙백으로 자리를 굳힌 만큼 올 시즌 만큼은 혼신을 다해 지난해 성남에 내준 타이틀을 뺏어오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올 시즌 울산에 입단한 이천수도 월드컵에서 증명된 자신의 기량을 데뷔무대를 통해 화려하게 분출할 태세다. ‘밀레니엄 스타’로서 고속 성장을 거듭한 그는 프로무대에서 자신의 등장을 알리려는 듯 머리색깔마저 완전히 바꾸는 변신을 감행했다.
이 밖에 월드컵을 통해 뒤늦게 스타로 떠오른 전북의 최진철(31)과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프로에서의 마지막 투혼을 준비하고 있는 포항의 홍명보(33),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한국팀의 막강 방어벽을 구축한 전남 김태영(32)과 수원 이운재(29)도 더욱 큰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이들과 달리 월드컵 직전에 대표팀에서 탈락한 스타들의 한풀이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 이동국(23·포항)은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아픔을 이번 대회에서 떨쳐버리기 위해 비장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고, 역시 비슷한 사정인 김도훈(32·전북)도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축구화 끈을 단단히 조이고 있다. 또한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던 고종수(24·수원)도 지난 1년 동안의 시련의 시간을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월드컵으로 뜬 스타와 이들의 비상을 TV를 통해 지켜봐야 했던 선수들의 말없는 대결은 분명 올 K리그에 태풍을 불러올 또 하나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