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일요신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신은경 측의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신은경의 변호사를 찾았다. 그리고 오전 11시쯤 변호사 사무실을 찾은 신은경을 만날 수 있었다. 당시 변호사 사무실에는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몇몇 기자들이 있었다. 취재진을 접한 신은경은 매우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렇지만 거듭된 기자들의 요구에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 거듭된 기자들의 인터뷰 요구, 그리고 변호사의 설득 등으로 두 시간 가량의 시간이 지났고 결국 오후 1시에 신은경은 기자와 마주 앉았다.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실 부분은 바로 아이에 대한 내용일 거예요. 바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까닭은 드라마가 끝난 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바로 세세한 해명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엔 가정사에요. 어떤 말씀을 드리고 또 사실관계를 따지다보면 양측이 모두 다치게 되고 결과적으로 아이한테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또 뭔가를 얘기하면 아이 아빠와 할머니가 다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얘길 하게 된 건 너무 상황이 심각해졌기 때문이에요. 처음엔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여러 가지 상황이 수습이 안될 만큼 커졌고 사안도 심각해졌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했어요.”
신은경은 이렇게 입을 열었다. 신은경의 법률 대리인인 이대복 변호사는 애초 신은경이 기자들을 만날 지라도 아이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너무 심각해진 상황임을 거듭 얘기했고 어렵게 아이 문제에 대해 말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왜 양육권을 갖고 있었음에도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고 전 시어머니에게 보냈는지가 궁금했다. 신은경은 이는 아이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혼 한 뒤 1년 동안은 아이와 함께 지냈어요. 그 당시 제가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바쁜 촬영 스케줄로 인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밖에 아이와 얼굴을 보며 놀아주지 못했어요. 당시 저는 저와 우리 가족이 아이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어요. 우리 아이가 그 당시만 해도 잘 걷지를 못했어요. 그런데 엄마와 동생이 1년 동안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게 해주며 정성을 다해 걷게 만들었어요. 그 즈음 집도 이사를 해야 했어요.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아야 했거든요. 그렇게 16평 오피스텔에서 지내게 됐어요. 좁은 집이지만 괜찮았어요. 당시 저는 지하 단칸방에 살더라도 나랑 우리 가족이 아들을 돌보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친정 엄마가 아이를 아빠한테 보내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랑 아이 아빠 둘 다 힘들지만 둘 가운데 누구라도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아이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요. 그렇게 저는 아이를 전 시어머니에게 보내게 됐어요.”
전 시어머니의 주장과는 다른 대목이 하나 나왔다. 전 시어머니는 이혼 직후 외할머니가 키우던 손자를 데려왔다고 밝혔지만 신은경은 이혼 이후 1년 정도는 본인이 친정엄마와 동생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키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은경은 8년 동안 단 두 번 밖에 아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혼 이후 어머님(전 시어머니)을 단 한 번도 뵌 적이 없어요. 전남편 역시 두어 번 아들을 데리러 갔을 때 집 앞에서 잠시 마주친 게 전부에요. 주로 친정엄마가 다리 역할을 해주셔서 아이 데리고 나오시면 저는 차에서 기다리거나 집에 있다가 아이를 만났어요. 그렇게 만나서 함께 놀아주다 다시 친정 엄마가 아이를 어머님 댁에 돌려보내주셨죠. 걱정보다 아이가 너무 잘 커주고 있어 어머님(전 시어머니)과 전남편한테 늘 고마운 마음이었어요. 아이를 본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늘 고마웠고 그쪽 가족 분들도 제가 채무를 떠안고 힘겹게 사는 것을 아시기에 서로 감싸주고 이해해 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님이 8년 동안 2번 밖에 아이를 안 봤다고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해요. 최근에 전 소속사의 폭로들로 인해서 제가 아주 좋은 상황에서, 혼자만 편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 부분도 이해가 돼요.”
방송을 통해 신은경이 아픈 아이를 돌보는 ‘애끓는 모성애’가 강조된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대중이 신은경에게 가장 큰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는 대목도 바로 이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신은경에겐 ‘거짓 모성애’라는 치명적인 수식어가 붙어 버렸다.
“사실 전 단 한 번도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제가 직접 아이를 키운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따라서 아이 키우느라 힘들다고 말한 적도 없고요. 그렇지만 아픈 아이로 인해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때론 아들이 힘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 부분을 얘기한 것이었는데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 아이로 인해 나를 동정해주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았다는 것 알게 됐어요. 그런 줄 알았다면 그때 더 강하게 말할걸 그랬어요. 내가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길 분명하게 할 걸 그랬어요. 저는 가족의 얘기라 늘 자세히 언급하지 않으려고만 했거든요. 한번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경규 씨가 아이에 대해 묻기에 상황 때문에 아빠 집에 있다고만 말하고 말았어요. 집안일이라 더 자세히 말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8년 동안 단 두 번 밖에 아들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은경은 종종 아들을 만나왔다고 한다. 엄마로서 자주 만났다고 얘기할 순 없다며 신은경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8년 동안 단 두 번 만났다고 보기엔 아들에 대해 많은 기억을 갖고 있었다.
“우리 아이는 뭔가 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다른 걸 생각을 못할 정도로 집중력이 좋은 녀석이에요. 한번은 아들을 데리고 에버랜드에 갔는데 아이가 핸드폰에 집중을 하더니 거기에만 신경을 쓰더라고요. 그래서 30분도 안돼 온가족이 에버랜드에서 나와 인근 마트로 가서 핸드폰을 샀던 기억이 있어요. 또 우리 애는 엄마를 자주 보지 못하니까 한 번 씩 저를 만나면 무척 들떠요. 그런데 너무 들떠서 잘 먹지를 않아요. 저는 볼 때마가 정말 맛있는 거를 먹이고 싶고 그래서 여기저기 맛집을 찾아가곤 하는 데 아이가 너무 들떠서 잘 먹지를 못해요. 늘 가장 가슴 아픈 게 이런 부분이에요. 스케줄 때문에 정 시간이 나지 않을 땐 엄마가 아이를 데려와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잠시라고 들러 엄마 얼굴을 보여준 뒤 멀리서 지켜만 보다 일하러 가기도 했어요.”
다만 최근 15개월가량은 아들을 만나지 못하고 지내왔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가운데서 가교 역할을 해준 친정 엄마의 건강 문제였다. 신은경의 모친은 다리 수술을 받은 뒤 지방에서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으며 요양 중이다. 게다가 신은경의 건강도 좋지 않아졌다. 그 동안 꾸준히 그를 괴롭히던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심해진 것.
“공포에 대한 장애가 있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알고 지냈지만 지난해부터 심해져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어요. 지난해부터 중등도 이상의 우울성 스트레스, 공황장애로 약을 먹고 있어요. 물론 이 부분이 핑계가 될 수는 없어요. 그전에도 자주 못 본 게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매주 매달 보러가진 못했지만 최소한 계절이 바뀔 때, 연말연시에, 또 여력이 닿을 때 마다 항상 아이를 만나왔어요. 지금은 엄마 건강이 안 좋아 제가 동생이랑 가서 아이를 데려와야 하는 데 아직은 그게 쉽지 않아요.”
신은경은 언젠가 자신이 아이를 키울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아니 그게 자신의 가장 큰 삶의 목표이며 이를 위해 지금도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한다.
“어머님(전 시어머니) 연세도 있으시고 아이 아빠도 직접 양육하기가 여의치 않을 거에요. 제가 아이 엄마고 당연히 제 자식인데 언젠가 제 품으로 오겠죠. 이것은 기정사실이에요. 그 아이를 잠시 몇 달 못 봤다고 제 자식이 아닌 것 아니잖아요. 지금은 아이 옆에 아빠랑 할머니 있어서 잘못될 거라고 걱정하지 않아요. 그런데 제가 그분들을 감정 없이 대하기에는 아직은 상처가 다 안 나았나 봐요. 아이를 제가 데려와서 키우면 어떻게 될 지 가끔 생각해봐요. 아이가 저희 집에 있으면 당연히 그 분들이 아이를 보기 위해 저희 집에 오실 텐데 아직은 그 부분 당하기 힘들어요. 언젠가 누구의 터치도 없이 아이와 함께 편한 시간 갖고 싶어요. 그래서 그때까지 열심히 돈을 벌려고 해요. 최대한 열심히 돈을 벌어서 빚도 다 갚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 데려오는 걸 목표로 하고 지내고 있어요. 사실관계를 떠나서 제게 애정을 갖고 계셨던 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에요. 제가 잘살기 원하셨던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