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계약내용이 발표되기 하루 전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씨가 경쟁업체인 KTF사로부터 3개월 단발CF 출연료로 2억원을 받기로 한 계약이 먼저 발표돼 두 이동통신회사는 미묘한 신경전에 돌입하게 됐다.
원래는 안정환이 이혜원씨보다 먼저 CF계약을 맺었으나(6월18일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을 성공시킨 직후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SK텔레콤측에서 방송 전까지 이를 일급비밀에 부쳐왔는데, KTF가 이씨와의 계약을 먼저 언론에 알리는 바람에 SK측도 서둘러 계약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안정환의 광고를 담당하는 티그리폰사의 양명규 이사는 “KTF측에 안정환의 이름이나 안정환의 사진을 절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KTF에서도 안정환보다 이혜원씨의 이미지를 더 부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다소 혼란스럽기는 해도 광고 내용이 겹치는 일은 절대로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이사는 부인 이씨에게 광고 촬영을 최대한 늦춰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아내가 찍은 CF가 먼저 나갈 경우 미리 계약을 맺은 SK텔레콤측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씨가 자존심에 약간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 안정환의 아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남편 때문에 광고를 하게 됐다는 새삼스런 인식이 묘한 기분을 일으킨 듯하다.
한편 양 이사에 따르면 안정환은 앞으로 2~3개 정도 더 CF 촬영을 할 예정이다. 광고주는 금융과 건설업종의 기업이 될 전망. 지금까지 제안이 들어온 CF들의 모델료만 합쳐도 30억원이 넘는다는 안정환은 당장 팀 이적문제 때문에 광고 촬영에 많은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라고 한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