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발인 측 “허위영농으로 농협 조합원 자격 상실했다. 농협 회장 후보 자격 없다” 주장
- 피고발인 “아직 고발 내용 잘 모른다. 농사 짓지 않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 일축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한 달여(2016년 1월 12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 후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 유력 후보인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이 업무상 배임, 업무방해,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사실이 확인돼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이달 초 수원지방검찰청에 업무상배임, 업무방해, 농지법위반 등으로 고발당했다. 고발인 측은 김창권 농협중앙회 전 노조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성희 전 위원장은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서 감사를 철저히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농협에게 4억 5000만 원의 손실을 끼치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전 위원장은 이 전 위원장이 ‘허위 영농’으로 농협 조합원 자격을 상실했다며 농협 회장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의 소유 농지는 성남시 분당구금곡동 소재 2필지, 광주시 초월읍 산이리 소재 3필지 등 총 5필지(1921.5㎡)가 있다. 이중 실제 영농을 한 흔적은 금곡동 2필지와 산이리 등 3필지인데, 이마저도 이 전 위원장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김 전 위원장은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곡동 소재 필지의 경우 이 전 위원장이 아니라 다른 인근 주민이 농사를 짓는 것으로 직접 확인했고, 초월읍 소재 필지는 담당 공무원과 이장 등에게 이 전 위원장이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 받았다”며 “상식적으로 농협중앙회장의 후보가 되려는 사람이 대한민국 농업인의 평균경작면적은 영농을 해야 하는 건 기본인데 이마저 지키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후보 자격조차 없다”라고 전했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30조(임원의 선출과 임기 등)에 따르면 ‘회장은 총회에서 선출하되, 회원인 조합의 조합원이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농업협동조합법에 명시된 조합원의 자격은 ‘조합원은 지역농협의 구역에 주소, 거소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이어야 하며 ‘1000 제곱미터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 자,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다만, 동법 제4조(지역농업협동조합의 조합원의 자격)에 따르면 지역농업협동조합의 조합원의 자격요건인 농업인의 범위는 1000제곱미터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자,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 잠종 0.5상자 분 이상의 누에를 사육하는 자, 별표 1에 따른 기준 이상의 가축을 사육하는 자와 그 밖에 <축산법>제2조 제1호에 따른 가축으로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 이상을 사육하는 자, 농지에서 330제곱미터 이상의 시설을 설치하고 원예작물을 재배하는 자, 660제곱미터 이상의 농지에서 채소 과수 또는 화훼를 재배하는 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농협중앙회 측은 ”조합원 자격은 위 6개 항목 중 한 개 이상만 해당되도 인정되고, 조합원 자격 여부는 소속 조합의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고발인 측의 주장에 대해 이성희 전 위원장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고발 내용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농사를 직접 짓지 않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현재까지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후보들은 4~5명이다. 이 중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김병원 (주)농협양곡 대표이사 등 3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지난달 4일 ‘농협중앙회장선거 공명선거 실천 결의대회’에 참석하는 등 후보 등록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