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드러나는 새로운 쟁점은 바로 이혼 과정에서 신은경에게 남은 ‘전 남편의 빚’이다. 신은경은 이혼 이후 전 남편의 빚을 갚느라 힘겹게 지내고 있다는 얘길 자주 해왔다. 그런데 최근 전 남편의 측근들이 ‘신은경이 갚을 전 남편의 빚은 없다’는 주장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거짓 모성애’ 논란으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신은경이 이번엔 ‘거짓 빚 갚기’ 논란에 휘말린 셈이다.
문제는 실제로 신은경은 ‘빚’을 갚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도 출연료 가압류가 들어올 만큼 신은경은 빚 때문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8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신은경은 “이미 수억 원을 갚았지만 여전히 2억여 원이 남아 있다”며 “이제 빚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나마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신은경이 남편 김 아무개 씨의 채무를 갚은 게 전혀 없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혼 당시 정황을 잘 아는 연예기획사 팬텀의 전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불거진 신은경의 채무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선 문제가 된 KM컬처와의 채무 관계에 대해선 신은경이 아닌 전 남편 김 씨의 친구가 원금에 이자까지 6억여 원을 대신 갚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실제로 빚을 대신 갚아준 전 남편 친구도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 번째는 팬텀과의 선급금 관련 민사 소송이다. 그렇지만 당시 소송에선 팬텀이 패소해 신은경 측에게는 채무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따라서 이 부분과 관련된 채무는 없는 일이 됐다.
마지막은 신은경이 DSP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출연 계약 관련 부분이다. 당시 드라마 두 편에 출연하기로 하고 출연료를 미리 받았지만 한 편에만 출연한 터라 나머지 한 편의 드라마 출연료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팬텀 전 대표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와 관련해 돈을 받은 건 신은경이었다. 배우가 돈을 받고 출연 안 했으니 채무는 본인이 지게 된 거다”라고 밝혔다. 이 주장에 따르면 해당 채무는 ‘전 남편의 빚’이 아닌 ‘신은경의 빚’으로 볼 수 있다.
확인 결과 최근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출연료에 가압류가 들어오게 된 계기 역시 당시 DSP와의 채무 관계 때문이었다. DSP는 채권을 한 신용정보 회사로 넘겼고 해당 신용정보 회사가 가압류를 신청한 것. 따라서 팬텀 전 대표가 언급한 세 번째 채무가 신은경이 말하는 ‘전 남편 빚’인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불량커플> 스틸 컷. 사진 제공 : SBS
신은경 측에 문의한 결과 당시 신은경이 DSP와 체결한 드라마 출연 계약은 드라마 두 편이 아닌 40회 출연 계약이었다고 한다. 배우들이 방송국이나 드라마 외주제작사와 수십 회에서 100회 가량의 출연 계약을 미리 체결한 뒤 해당 방송국이나 외주제작사에서 만드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신은경 역시 이런 사례로 회당 1600만 원으로 40회 출연 계약이 이뤄졌다. 총액은 6억 4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16부회 분량은 해결이 됐다. 지난 2007년 주연으로 출연한 16부작 미니시리즈 <불량커플>이 바로 DSP에서 제작한 드라마기 때문이다.
당시 신은경은 결혼과 출산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드라마 출연이 없었다. 출산 이후 <미스터 주부퀴즈왕>과 <6월의 일기> 등의 영화로 연기 활동을 재개했지만 드라마는 <불량커플>이 <파도>(199년 방영) 이후 8년 만이었다. 오랜만에 드라마 컴백이라는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40회 계약을 체결했지만 <불량커플> 이후 DSP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더 이상 출연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나머지 24회 분량의 출연료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금액이 3억 8500만 원이다. 이후 이자가 붙어 5억여 원의 채무가 됐고 이 가운데 3억여 원을 갚고 2억여 원이 아직도 빚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확히 구분하면 해당 채무는 ‘전 남편의 빚’은 아니다. 신은경의 출연 계약과 관련된 금액으로 신은경의 출연이 불발되면서 생긴 채무이기 때문이다. ‘배우가 돈을 받고 출연 안 했으니 채무는 본인이 지게 된 것’이라고 팬텀 전 대표가 주장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왜 신은경은 이를 ‘전 남편의 빚’이라고 얘기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 신은경 측은 해당 금액을 DSP 측에서 받은 것이 신은경 본인이 아닌 전 남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신은경은 이혼하기 전이다. 당시 신은경의 전 남편은 남편이자 소속사 대표였다. 대개의 경우 배우들은 소속사를 통해 출연 계약을 한다. 신은경 측은 당시 DSP와의 계약이 남편이자 소속사 대표였던 전 남편 주도로 이뤄졌으며 해당 금액 역시 전 남편이 관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신은경 출연료로 지급받은 돈이지만 신은경이 직접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 정황을 잘 알고 있다는 팬텀 전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드라마 관련해 돈을 받은 건 신은경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논란의 관건은 과연 당시 DSP로부터 받은 출연료 6억 4000만 원의 사용처다. 이를 신은경이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전 남편의 빚’이 아닌 ‘신은경의 빚’이다.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수년 동안 고생을 했음에도 ‘전 남편의 빚’이었다고 주장한 것이라면 신은경은 ‘거짓 빚 갚기’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반면 신은경이 아닌 전 남편이 해당 금액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면 해당 채무 역시 넓은 의미에서 ‘전 남편의 빚’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신은경와 전 남편 두 사람일 것이다. 지금은 헤어졌지만 부부 관계이던 시절에 벌어진 일이며 당시 이들은 소속사 대표와 소속 연예인 관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 남편은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