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노무현, 13% 이회창 꺾다
당시 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 총재가 13.4%의 지지율로 선호도 1위를 차지했고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11.5%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이 1.3%로 3위, 정몽준 무소속 의원이 1.2%로 4위, 고건 서울시장이 1.1%로 5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김근태 정동영 최고위원, 김민석 의원 등은 0.3%로 공동 6위에 그쳤다.
그런데 당시 무응답층이 6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끈다. 무응답층이 많았던 이유는 이 총재와 이 최고위원이 지난 1997년 대선에 출마해 인지도가 타 주자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었고 나머지 주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고 있었기에 응답자들이 답변을 유보했기 때문이었다.
각 당별로 조사한 것을 보면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24.8%로 1위,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이 15.0%로 2위, 고건 서울시장이 13.2%로 3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시 ‘권노갑 퇴진운동’에 앞장섰던 정동영 최고위원이 10.0%로 3위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 총재가 39.2%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었고, 박근혜 부총재가 13.2%로 2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후 2002년에 펼쳐진 대선에서는 2년 전 선호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이회창 후보를 역시 2년 전에 1%대의 미미한 선호도를 기록했던 노무현 후보가 꺾게 된다. 어찌 보면 2년이란 세월은 민심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던 셈이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