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7일 울산문수경기장. 2002 정규리그 최종전이 열린 이날 울산과 부산의 대결을 놓고 경기 전부터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당시 성남에게 승점 2점차로 뒤지고 있던 울산이 ‘역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단 하나뿐. 부산을 반드시 꺾고, 포항이 성남에게 지지 않는 것. 결국 자력 우승이 힘든 상황이었던 울산은 일단 부산과 비기기만 해도 우승은 물 건너가는 상황이었는데, 이 때문에 ‘부산이 형제팀인 울산을 밀어줄 것’이라는 ‘괴담’이 나돌았던 것이다.
즉 ‘부산이 최종전이랍시고 괜히 선전해서 울산에게 평생 미안함을 갖기보다는 어차피 순위와 무관한 상황이니 모른 척하고 져줌으로써 이왕이면 형제팀에게 우승컵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는 그럴 듯한 시나리오였다.
항간에는 한술 더 떠, 전북의 에드밀손과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던 부산의 우성용을 위해 ‘울산은 골을 헌납하고 부산은 승리를 헌납할 것’이라는 억측까지 나돌기도 했다.
실제로 경기초반 부산이 마니치와 우성용의 연속골로 2-1로 앞서나간 뒤 후반에 울산에 내리 3골을 허용하며 승리를 내주면서 호사가들의 한낱 우스갯소리가 현실로 나타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성남이 포항을 대파하면서 판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전반에 1-0으로 근소하게 앞서가던 성남이 후반 시작과 함께 연속 3골을 뽑아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어버린 것.
그러자 이번에는 경기 후 울산측 일각에서 ‘포항이 성남에게 쉽게 대파 당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최종전과 관련된 구설은 끊이지 않았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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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2.31 1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