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듣는 얘기다. 축구협회에서 왜 히딩크 감독을 잡지 않으려고 하겠나. 정몽준 회장이 히딩크 붙들기에 발벗고 나서는 마당에 그런 소문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정확한 시기와 내용을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지만 협회쪽에선 꾸준히 히딩크와 접촉하며 재계약 시도를 해왔다.
―스포츠 신문에 대한축구협회에서 히딩크에게 백지수표를 제의했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정말인가.
▲내가 알기론 절대 그런 일이 없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다. 감정으로 상대하지 않는다. 그런 네덜란드 사람에게 백지수표를 주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국내 잔류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본심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최측근한테조차 비밀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동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단, 그런 움직임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 송종국(왼쪽), 박지성 | ||
▲나도 그렇다고 알고 있다. 네덜란드팀을 월드컵 4강에 진출시킨 것과 한국팀을 4강에 올린 것과는 천양지차다. 만약 유럽에서 히딩크 감독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유는 한 가지다.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에 도입한 전술과 전력이 쇼킹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유럽에선 다 알려진 기술이고 프로그램들이다.
―잉글랜드의 리즈 유나이티드로부터의 영입설이 나돌았는데.
▲본인도 얘기했지만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 잉글랜드는 히딩크 감독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떤 제의를 받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럼 언제쯤 감독의 거취를 발표할 것 같나.
▲7월5일 전에는 절대로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 전에 어떤 행사가 있다. 내용은 말할 수 없다.
―핌 베어백 코치가 외국 팀과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가 사실인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의 2군 감독직을 맡게 될 것 같다. 결정은 확실하고 사인은 하지 않았다.
―지난번 스페인전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과 히딩크 감독이 호텔 로비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이천수가 “감독님, 한때 아군이었던 스페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저희와도 적군이 돼 만날 날이 오겠죠”라고 물었다는 얘기가 인터넷을 떠돌아 다녔다. 혹시 그런 일이 있었나.
▲난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선수들이 감독 앞에서 농담이나 진담을 건네지 못한다.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아무도 감독에게 직접 물어보지 못한다. 홍명보를 제외하고는. 선수들은 감독이 묻지 않으면 절대 감독에게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한다.
―터기전의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인정한다. 언론에서 너무 띄워놓으니까 정신 자세가 흐트러질 수 있었다. 월드컵이 끝나기도 전에 유럽 진출 문제서부터 포상금 얘기까지 각종 소문들이 떠도는 마당에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탓도 크다.
―대표팀 선수들 중 유럽 진출이 확정된 선수가 누구인가.
▲송종국, 박지성은 거의 확실하다. 그리고 몇몇 선수들은 J리그쪽에서 에이전트까지 보내 입단 제의를 한 것 같다. 더 이상은 자세히 말해줄 수 없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