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를 이 지경으로…오리발 내밀다 딱 걸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위 사진은 앞니 두 개가 부러진 A 군.
이에 A 군의 부모는 어린이집에 가서 치아가 부러진 사실을 확인하고 원장 동행 하에 근처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가 끝난 뒤 A 군의 부모는 가해 어린이를 확인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 다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A 군 아버지는 “가해아동 부모 이야기를 듣고 싶어 CCTV 확인을 요구했다. 하지만 몇 십 분간 방치하고 CCTV를 틀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CCTV를 확인한 순간 부모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곤 “선생님이 그랬네” “선생님이 밀었네”라며 경악한다. ‘아이들끼리 놀다 다쳤다던’ 담임 보육교사 윤 씨의 말과 달리 A 군은 윤 씨의 폭행으로 다친 것이었다. 윤 씨가 A 군 등 아이들에게 책상을 밀었고 여기에 부딪힌 A 군이 부상을 당했다. 부모는 윤 씨가 아이들에게 책상을 미는 모습이 분명한 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 9월에 벌어진 사건이고 이미 경찰 수사까지 종결됐음에도 전혀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뒤늦게 이번 사건 관련 제보를 받은 기자는 우선 해당 어린이집에 당시 상황을 물었다. 이에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고의성을 가지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며 “살짝 책상을 밀었는데 의자가 넘어지면서 다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CCTV 이미지로 보육교사가 A 군을 향해 책상을 강하게 밀어붙여 부상을 입힌 후 그 옆의 B 군을 향해서도 책상을 밀고 있다.
사건 당일 오전 11시 20분경 미술 시간에 B 군과 C 군은 가운데 자리에 앉은 A 군을 괴롭혔다. 평소 온순한 성격의 A 군은 대응하지 못하다 끝낸 반격을 하게 되는데 그제야 보육교사는 그 쪽을 쳐다본다. 몇 분을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중 보육교사가 이들 부근으로 다가온다. 그리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A 군과 B 군에게 각각 책상을 밀고 허리춤에 손을 얹는 것으로 동영상은 끝난다. A 군와 B 군은 윤 씨가 민 책상과 벽 사이에 끼면서 쓰러졌다.
해당 책상은 타원형으로 세 개로 분리가 되는 구조였다. 윤 씨가 이 세 개의 책상 가운데 A 군과 B 군 앞의 책상 두 개를 각각 한 번씩 밀었다. 두 아이가 앉은 의자는 벽과 바로 붙어 있었기에 책상이 밀리자 아이들은 책상과 벽 사이에 끼는 상황이 됐다. 특히 가운데 책상에 앉아 있던 A 군은 밀려오는 책상에 입 부분을 강하게 강타당하며 쓰려졌다. 이로 인해 결국 치아 두 개가 부러진 것. B 군은 그리 강하게 부딪히지 않아 경미한 부상만을 입었다.
결국 피해아동 A 군의 부모는 이 사실을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지난 9월 30일 경찰에 신고했다. 그렇지만 이미 해당 어린이집의 CCTV에는 당시 정황이 모두 지워져 있었다. 어린이집 측에선 “5일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CCTV 녹화 영상이 지워지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군의 아버지는 “당시 CCTV 영상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놓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가 다친 억울한 상황을 입증하지 못할 뻔했다”고 얘기했다. 애초 아이들끼리 놀다가 A 군이 다쳤다고 얘기했던 보육교사 윤 씨는 다시 말을 바꿨다.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귀가한 A 군의 부모를 찾아온 윤 씨가 이번엔 “줄을 맞추기 위해 책상을 밀쳤다”고 주장한 것.
경찰 신고에 앞서 피해아동 부모는 먼저 어린이집 측에 두 가지 요구를 했다. 우선 가해 보육교사인 윤 씨가 즉시 어린이집을 그만두는 것과 해당 사실을 다른 두 아이인 B 군과 C 군 부모에게도 즉시 알리는 것이었다. 어린이집 측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답했지만 이는 말뿐이었다. 나중에 B 군의 부모도 해당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는 경찰에서 A 군의 폭행 사건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였다. 당시 상황을 알게 된 뒤 B 군 역시 해당 어린이집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 군 아버지는 “8살이 되어야 영구치가 나온다고 한다. 씹지를 못하니 영양 상태나 발달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또 발음이 새진 않을지 걱정된다. 아이가 놀림 받을 생각엔 억장이 무너진다”며 “피의자의 죄에 대한 응당한 처벌은 물론 법 판단 아래 해당 어린이집에 정당한 행정 조치가 있길 바란다. 내 자식 같은 아이들 또한 걱정된다”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한편 해당 어린이집 측에 사건 경위와 정확한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으나 “응할 수 없다”고만 답할 뿐이었다. 현재 이 사건은 인천지방검찰청 형사 제3부에서 조사 중에 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