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낸 한국축구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도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FIFA에 가입돼 있는 2백3개국 가운데 대회직전까지 한국의 순위는 40위.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세네갈(42위)과 중국(50위) 뿐이었다.
이런 한국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넉다운시키며 역대 최고 순위였던 17위(1998년 12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축구의 FIFA 순위를 미리 예상해 본다.
역대 월드컵 4무10패의 초라한 성적표 앞에서 제발 ‘첫 승만이라도’ 따냈으면 하던 온 국민의 소박한 소망에 한국축구는 16강 진출로 화답했다. 그리고 내친 김에 8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하는 신화를 창조했다. 한국축구의 FIFA 랭킹 조정은 당연한 순서. FIFA 랭킹은 세계 축구에서 한 국가가 차지하는 위치를 대변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랭킹은 매달 발표된다. 지금 순위는 지난 5월2일까지의 성적을 바탕으로 5월15일 작성된 것으로 월드컵이 진행되는 6월에는 생략된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본선 성적은 7월3일, 새로운 순위를 매기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현재까지 1위는 지난번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802점)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각 784점으로 공동 2위에 올라있다. 40위인 한국의 점수는 603점으로 10위 유고슬라비아(702점)보다 100점, 20위 덴마크(657점)보다 50점 안팎 뒤져있다.
FIFA 랭킹에 반영되는 점수는 각 국가 남자성인대표팀의 경기에만 국한된다. 즉 A매치 경기결과만 반영된다고 이해하면 되는데, 경기결과에 따라 10∼30점의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점수 폭이 존재하는 것은 FIFA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된 A매치의 결과는 기본이고 득점과 실점, 홈(원정) 경기의 차이, 시합의 중요성, 상대팀의 실력, 대륙별 실력차에 따른 가중치가 달리 적용된다.
예를 들어, 강팀이 약팀을 이겼을 때보다 그 반대의 경우에 점수가 더 많이 올라가며 친선경기를 1이라고 할 때 각 대륙별 챔피언컵 예선, 대륙간컵 예선, 월드컵 지역예선은 1.5배로 채점이 된다. 대륙간컵 본선은 1.75배, 월드컵 본선은 2배의 가중치가 적용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FIFA 랭킹은 40위로 참가국 가운데 끝에서 세번째지만 이런 한국 앞에서 5위 포르투갈도, 6위 이탈리아도, 그리고 8위 스페인도 한국의 4강 신화를 위한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경기의 결과마다 워낙 다양한 가중치가 적용되다 보니 매 경기당 정확한 점수를 예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국이 상대한 팀들이 준결승전에서 만나는 독일까지 포함한다면 10위권에 4팀이나 있으며,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중요성, 그리고 30위권 9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터키와 벨기에를 뺀 7개팀이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등 대부분 성적이 부진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의 랭킹은 크게 수직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4강 진출까지 거둔 한국의 성적은 4승1무. 여기에 5월에 가진 스코틀랜드(4:1승) 잉글랜드(1:1무) 프랑스(2:3 패)와의 세 차례 평가전에서 거둔 좋은 성적으로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점수는 대략 120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독일까지 잡고 결승에 진출했다면 점수폭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현재 랭킹으로 보면 이 점수만 가지고도 10위권 진입은 산술적으로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도 점수에 변동이 생길 것이므로 한국의 새로운 순위는 15위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FIFA가 한두 번의 성적으로 순위가 급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8년간의 성적을 근거로 역시 가중치를 달리 적용한다는 룰도 작용하는 것을 감안했다.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한국축구가 과연 내달초 발표되는 FIFA 랭킹에서는 얼마나 도약할까. 쉽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제 한국축구가 정상의 문턱까지 다가섰다는 점일 것이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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