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이어 당일투표 개표되자 역전극 속출…진보성향은 사전, 보수성향은 당일 투표 결집 양상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도 개표 막판 결집된 보수 표심을 등에 업고 출구조사와 확연히 다른 결과를 도출해냈다. 경기 평택을 유의동 당선인은 물고 물리는 5자 구도 속에서 당선됐다. 방송사 출구조사 중 유 당선인을 1위로 꼽은 결과는 없었다. 유 당선인은 개표 초반 3위를 달리다가 개표 중반부터 치고나가며 배지를 달았다.
한 선거 전문가는 “민주당이 상당히 유리한 구도로 선거를 치른 가운데, 출구조사와 달랐던 몇몇 보수 진영 당선인들의 역전극이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진보와 보수 진영 지지층이 서로 다른 투표함에서 표심을 결집한 현상이 보수 후보의 역전극 서사로 이어지는 양상”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선 대부분 지역에서 사전투표함을 먼저 열고, 당일투표함을 나중에 열었다”면서 “전국 사전투표율은 23.51%였고, 최종 투표율은 61.0%였다. 37%가량 유권자들이 당일투표로 본인의 권리를 행사했다”고 했다. 그는 “일부 접전지에선 높은 당일투표율이 샤이보수 결집 현상으로 발현되며 출구조사와 다른 결과를 낳았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부산 북구갑이나 서울시장 선거에선 초반 민주당 후보가 거의 더블스코어로 앞서가다 ‘개표율 33%’를 전후로 득표율 그래프 변곡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전투표함을 먼저 열고 당일투표함이 열린 다음, 사전투표가 바닥을 보이는 시점이 개표율 30~35% 정도에 집중됐다. 충남 공주·부여·청양, 울산 남구갑 등에선 민주당 후보가 ‘유력’ 판정을 받은 뒤 승부가 뒤집어졌다.”
그는 “대구시장 선거나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사전투표함이 바닥을 드러내고 당일투표함이 열리기 시작할 때부터 득표율에 반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투표함을 여는 순서와 각 투표함에 결집하는 지지층이 고착화되면서 역전극 서사가 공식처럼 발현된 경우가 이번 선거에서 목격됐다”고 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선전했다”면서 “전국 각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개표율 30%대를 기점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맹추격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성남시장, 용인시장, 충주시장 선거 등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사례를 언급하며 “개표율 30% 초중반대에서 추격을 시작한 국민의힘 후보가 역전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끝내 역전을 해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당일투표함에 샤이보수 표심이 예상보다 많이 결집한 경향이 두드러진 건 명확한 사실”이라면서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이 각 진영에 시사하는 의미가 좀 더 명확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개표 흐름 자체는 사전투표함과 당일투표함이 언제 열렸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개표율에 의미를 부여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사전투표와 당일투표에 임한 유권자의 성향이 다르다는 건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통해 다시 드러났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