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갓 태어난 손녀를 보기 위해 최진실이살고 있는 빌라를 찾은 조성민의 부모. 조주형씨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젠 조용히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 ||
조씨는 이날 오전 잠원동으로 향하다 처음 기자의 전화를 받았을 때만 해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최진실과 손녀를 보고 나온 이후의 전화통화에선 “서글프다”며 더 이상 말문을 열지 않았다. ‘저녁 때 양수리 집으로 찾아가겠다’는 기자의 청에 “오늘은 도저히 아무 말도 못할 것 같다”며 다음날 만나자고 했다.
6일 낮 전화를 걸자 그는 약속을 저녁으로 미뤘고 ‘다시 통화하자’는 말만 남긴 뒤 끊더니 그 후론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조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은 음성과 문자로 메시지를 남기고 양수리집을 방문하기 위해 막 올림픽 대로를 달리던 순간.
경기도 기흥에서 지인들과 함께 있다던 그는 “내일 새벽 아내와 함께 잠시 한국을 떠날 것”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산 소식을 나중에 듣고 무척 황당해 했다는데 지금 심정은 어떤가.
▲기뻐야 하는데 그리 기쁘지가 않다. 손녀는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스럽지만 진실이의 행동에 대해선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자식 낳으면서 부모한테 연락조차 안하고 결국엔 이런 생난리를 겪어야 하는 게….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
―최진실측에선 둘째 아이 출산에 대한 매스컴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웠고 시댁쪽에 연락했다가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것도 말이 안된다. 부모와 매스컴이 무슨 상관인가. 만약 노출되는 게 싫었다면 얼마든지 아무도 모르게 우리한테 연락할 수 있었다. 한발 양보해서 그런 속사정으로 인해 혼자 아이를 낳았다 치자. 그러면 그 후 왜 직접 연락을 못하나. 자기 자식이 곧 내 새끼인데.
▲ 최진실이 살고 있는 빌라 전경. 지난 5일 하루 종일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 ||
▲그것도 거짓말이다. 출산 전에 잠원동 집에 갔을 때 태어날 아이의 이름에 관해 이야기가 있었다. 진실이가 첫째 환희의 돌림자로 짓고 싶다고 말해 그 자리에서 승희, 신희 등 여러 가지 이름이 나왔다.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나오면서 ‘내가 이름을 생각해서 알려주겠다’고 한 뒤 만나지도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시어머니가 지어서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나.
―지금 살고 있는 양수리 집이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씨와 동생 최진영에 의해 가압류됐는데.
▲(목소리를 높이며) 두 사람 사이가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다른 사람도 아닌 시어른들이 살고 있는 집에다 ‘그 짓’을 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 성민이의 가게를 가압류한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집까지 그렇게 한 건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최진실은 언론에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혼하지 않겠다는 애가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나. 진실이한테 이 점을 꼭 말해주고 싶다. 진실이란 이름처럼 제발 ‘진실’만을 말해달라고.
―몇몇 신문에 ‘상황이 악화될 경우 뭔가를 폭로하겠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는데.
▲내 입에서 ‘폭로’라는 단어는 나온 적이 없다. 그리고 두 사람을 이혼시키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내가 말한 것처럼 기사화된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 지난번 <일요신문>과 인터뷰할 때만 해도 두 사람이 화해해서 제대로 된 가정을 꾸려가길 바란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성숙되지 않은 행동들이 당사자들은 물론 가족들한테 너무 큰 상처를 줬다.
그래도 바라는 게 있다면 더 이상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말고 조용히 마무리지었으면 한다. 만약 양육권이나 돈 문제 등으로 인해 법정까지 가게 된다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 그땐 내가 나서서 진실을 밝히겠다. 내 자식이 잘못한 점, 며느리가 경솔했던 부분 등을 조목조목 따져서 알리겠다. 제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민이는 너무 감정적인 대응으로 인해 화를 자초했다. 야구만 하고 살아서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만약 그 애가 좀 더 생각이 깊고 치밀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엉망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진실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나와 집사람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해서 잘 살겠다고 머리 숙이고 들어온 애였다. 그래서 모든 걸 감싸주고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조씨는 최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더 이상 세상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지 말고 애들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는 상처를 주고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주형씨는 인터뷰 내내 손자 환희에 대한 그리움을 떨어내지 못했다. 지난 5일 잠원동 집에서 환희를 보긴 했지만 예전 할아버지 품에서 재롱을 피우던 환희가 아니었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안기만 해도 자지러질 듯 우는 손자를 보며 속으로 한없이 울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젠 더 이상 물어볼 거 없지? 당분간 나 찾지마. 갔다 와서 연락할 테니 소주나 한잔 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