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의 한정국 선수 | ||
개막전에 나타난 대전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수장’이 바뀐 점은 물론이고 조직적이면서 아기자기한 팀 플레이가 지난해와는 딴판이었다. 항상 꼴찌라는 생각에 고개를 숙였던 선수들도 올해는 목에 깁스를 한 것처럼 힘을 빳빳이 주었다. 그 중에서도 몸에 착 달라붙는 ‘쫄쫄이’ 유니폼과 선수들의 딱 벌어진 어깨에 깜짝 놀란 팬들이 많았다.
‘쫄티’의 위력은 많은 변화로 나타났다. 선수들이 몸 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듬직한 어깨 없이 ‘쫄티’를 입으면 ‘통 아저씨’가 된다는 점을 선수들이 익히 파악한 것. 그로 인해 선수단 전원이 근육질 몸매로 변하면서 덩달아 체력 상승의 효과를 가져왔다. 구단으로선 흐뭇할 수밖에.
‘샤프’ 김은중의 설명에 따르면 강정훈, 김광선, 김국진, 김동선 등 작고 왜소했던 선수들의 몸이 몰라보게 좋아져 숙소 여기저기서 ‘니 팔뚝 굵어졌다’라는 소리가 들린단다. 호기심(?) 많은 숙소 아주머니들도 선수들의 팔뚝을 자주 ‘콕콕’ 찔러본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
장발 선수들도 늘어났다. 말갈기처럼 긴 갈색 머리카락과 부드러운 머릿결을 유니폼과 적절히 매치시켜 이탈리아 대표 선수들과 같은 강인한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자연 거울 보는 시간도 많아졌다. 경기 시작 전 라커룸에서 스판덱스 재질의 유니폼을 당겨 보며 차림새를 가다듬는 선수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마치 다이빙 선수들이 물 밖에 나와 수영복을 당겨 입는 것처럼. 은근히 섹시하다는 평가도 들린다.
“체력도 좋아지고, 선수단 분위기도 좋아지고, 보기도 좋다.” 뜻밖의 변신으로 일거양득의 기쁨을 한껏 누리는 대전이다. 성적만 뒷받침된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