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화여대 뇌인지과학연구소에서 실시한 사이코패스 검사(PCLR) 및 뇌영상 촬영 검사 결과 김하일 씨(47·중국 국적)는 정상인에 해당하는 수치를 받았다.
한림대 법심리학연구소 역시 이화여대와 마찬가지로 PCLR 결과 김 씨가 사이코패스나 아니라는 내용이 담긴 감정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감정 결과 김 씨는 평소 약간의 충동적인 성격은 있으나 특별히 뇌가 손상되거나 뇌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씨 측이 재판과정에서 주장하고 있는 심신미약 부분과 관련해서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양측에서 받은 감정 결과를 토대로 김 씨에 대한 항소심 형량을 정할 계획이다.
앞서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고인 박춘풍(55·중국 국적)씨도 이화여대에서 뇌감정을 받았다. 박 씨 역시 사이코패스나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5부 심리로 이날 열린 김하일 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고 “원심 구형대로 해달라”고 말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는지 이화여대 감정결과 등을 토대로 검토해달라”며 “화를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범행을 하게 됐고 범행 후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사리분별 능력이 부족해서 나쁜 감정을 참지 못하고 아내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다”며 “제가 지은 죄를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김 씨가 19년 전 중국에서 토막살인을 저지르고 달아난 범인과 같은 사람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법무부의 형사사법공조 요청이 없었고, 안산지청 등 관련기관에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도 밝혔다.
김 씨는 지난 4월 경기 시흥시 정왕동 집에서 아내인 한 아무개 씨(42·중국 국적)와 말다툼을 하다 한 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다음날 시신을 훼손해 시화방조제 인근 등 4곳에 버린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 됐다.
1심은 “고귀한 생명을 해친 것도 중대한데 은폐를 위해 시신을 토막 내는 엽기적 만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김 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2월 2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