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이어 서울시도 ‘서민 빚(악성채무)탕감’ 주빌리프로젝트 동참
[일요신문]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악성채무로 고통 받는 서민들을 위한 산타로 변신해 화제다.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과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 유종일 주빌리 공동은행장(왼쪽)이 24일 서울시와 주빌리은행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4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산타주빌리’ 행사를 가지고 서울시와 주빌리은행간 악성채무탕감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빌리은행의 공동은행장인 이재명 시장은 “악성장기연체채권을 1/100 또는 1/200 가격으로 사서 없애주면 (채무자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인구로 복귀하고 복지지출도 없애주고 세금도 내게 되서 실제로는 정부로서도 엄청난 이익의 영역이 존재한다”며 주빌리은행의 빚탕감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재명 시장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수님의 뜻을 이어서, 성경에 나온 주빌리라는 단어를 빌려서 만든 은행을 오늘 서울시와 협력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게 된 걸 정말로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빚쟁이들에게 가장 큰 빛이자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주빌리 산타가 대한민국에 설움이 넘치는 그런 힘든 채무자들에게, 좀비채권에 시달리는 그들에게 큰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가계 부채가 1200조 원이 넘는데 상당수가 악성 채무이고 고리대금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며, ”서민들의 악성채무 탕감에 앞장선 주빌리은행에 서울시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업무협약식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유종일 공동은행장, 제윤경 상임이사 등 주빌리은행과 서울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와 함께하는 산타주빌리’ 행사에서는 부실채권과 부채탕감, 채무탕감이라고 적힌 종이를 헬륨 풍선에 매달아 날리는 소각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등 10년 넘게 장기 연체된 기업부실채권 290억 원어치를 소각하기도 했다.
또한, 이재명 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성남FC가 이번 시즌 승리하거나 골을 골을 넣을 때마다 적립한 성금 3천만 원을 주빌리은행에 기부하는 등 후원금 전달식이 열리기도 했다.
주빌리은행은 채권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장기부실채권을 매입하여 탕감 또는 원금의 7%만 갚도록 하여 오랜 시간 빚으로 고통 받는 채무자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8월 설립되었다. 지난 9월 24일에는 장기채무로 고생하는 시민 A씨와 주빌리은행, 성남복지상담센터간 제1호 ‘새출발협약식’을 가지는 등 본격적인 서민 빚탕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주빌리 프로젝트를 통해 빚이 탕감된 채무자나 연대보증인 3964명, 채무 원리금은 1400억 원에 이르는 등 성남시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과 종교단체 등의 참여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서민들의 악성 장기 채권은 정책적으로 없어져야한다”며, “특히, 중앙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의 장기 연체 채무를 탕감하면, 장기적으로 서민 경제 참여로 인한 경제 활성화와 차후 채무로 인한 잠재 빈곤층 확대에 따른 복지비용 지출 등 예산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은 “현재 정부가 다수의 힘없는 서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정부가 하지 못하지만, 성남시와 서울시 등 지방정부가 나서 서민들을 위한 기회비용으로 해나가고 있다”며, 서민 고통 덜어주기를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은 일부에서 채무 구제가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를 야기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실수한 사람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주는 것도 사회의 중요한 책무”라며, “성남시와 주빌리은행은 충분히 자활이 가능한 시민의 채권을 매입하여 시민을 보호하고 다시 새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