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오늘’]34년 전 오늘, 야간통행금지 해제

[일요신문] 서울은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밤이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서울을 관광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한 밤중을 넘어서도 꺼지지 않는 불야성일 것이다. 그런데 불과 35년 전까지만해도 이러한 서울의 밤풍경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이른바 야간통행금지 때문이었다. 현재의 불야성 같은 서울 밤풍경이 자리잡은 날은 34년 전 오늘, 1982년 1월 5일부터다. 이날 한국은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됐다. 

<동아일보> 1982년 1월 6일자 관련기사

이 땅에서 야간통행금지가 실시된 것은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7일이다. 이날 미군정청이 공포한 〈미 군정 포고1호〉에 의해 서울과 인천에서는 오후8시 (20:00)에서 익일 오전5시 (05:00)까지 야간통행금지가 실시됐다. 6.25 전쟁 이후엔 전국으로 확대됐다. 1961년부터는 밤12시 (일명 자정, 00:00)부터 오전4시 (04:00)까지 실시됐다. 통행금지 직전 도심지의 대중교통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웠다.

밤12시에 사이렌이 울린 후에는 경찰서에서 대기하다가 오전4시에 다시 밖으로 나서는 풍경도 흔했다. 뿐 만아니라. 당시 대한민국 공항엔 이 통행금지시간 착륙하지 못해 항공기가 다른 지역으로 회항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후 야간 통행금지의 폐지는 수 차례에 걸쳐 논의됐다. 무엇보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제5공화국에 들어 3S정책과 함께 이 통행금지 폐지가 본격 논의됐으며 결국 국회에서 이를 적극 검토해 만장일치로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당시 일부 진영에선 야간시간 연장 영업에 나선 유흥업계와 청소년 비행문제 발생 등을 들면서 오랜기간 야간 통행금지 부활을 외치기도 했다.

한병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