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경찰서는 송 아무개 씨(23)를 스마트폰을 빌려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1000만 원대의 피해를 입힌 혐의(컴퓨터등 사용 사기)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12월까지 고양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식당 주인이나 택시기사에게 잔액이 없는 체크카드를 일부러 낸 후 “돈이 없어서 지인에게 문자 한 통만 하겠다”고 속여 스마트폰을 빌렸다.
그리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척 하면서, 몰래 소액결제 앱에 접속, 문화상품권을 구매한 뒤 상품권 번호만 메모하고 결제 확인 문자메시지는 지운 채 돌려줬다.
송 씨는 특히 스마트폰을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나이가 많은 식당 업주나 범행 현장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택시 등만 골랐고, 휴대폰 소액결재는 한 달 뒤 요금 청구서를 본 뒤에야 알 수 있다는 점을 노리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실제로 경찰이 범행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범행을 당한 사실 조차 파악하지 못한 60대 택시기사도 있었고, 한 식당 주인은 경찰에 ‘보이스피싱에 당한 것 같다’고 신고해 송 씨의 범행 여부를 의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는 메모한 번호로 구매한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게임머니 중계사이트에서 현금화 해 유흥비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는 앞서 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10여 차례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으며, 소액 사기라는 점을 이유로 불구속 조사를 받으면서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일반 전화기와 같이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스마트폰을 빌려주게 될 경우 스피커폰으로 사용하거나, 전화번호를 직접 눌러주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