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패 바둑이 나타날 확률은 1만분의 1, 바둑 1만 판을 두면 한 판 나올까 말까하다는 것이 종래의 통설이다. 어떤 사람이 하루에 10판씩 매일 바둑을 둔다면 1년에 3천6백50국, 따라서 약 2년10개월 만에 한 번씩은 스스로 3패 바둑을 구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그러나 실제로 하루에 10판씩 2년 10개월 동안 매일 바둑을 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요즘처럼 온라인 시대에서도 1년에 1천 판 정도면 대단한 바둑광 소리를 듣는 것이니, 그런 바둑광이라야 10년에 한 번 구경할 수 있다는 얘기인 것.
요즘은 그게 잘 맞지 않게 되었다. 온라인에서는 하루에도 수만 판의 대국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그렇다면 하루에도 몇 판은 3패 바둑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인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3패 바둑은 예전에는 불길한 징조, 흉조로 여겨졌다. 사연이 있다. 17세기 초, 일본은 각지의 실력자들이 천하제패를 꿈꾸며 각축하던 시절이었다.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세력을 떨치던 무장이었으며, 바둑애호가이기도 했다.
전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노부나가가 하루는 혼노지(本能寺)라는 절에 군장을 풀고 전열을 정비하면서 망중한이랄까, 혼인보 가문의 두 제자로 하여금 바둑을 두게 하고 관전을 즐겼는데, 거기서 3패가 나타난 것. 바둑은 무승부. 그런데 그 날 밤, 노부나가는 부하의 반란으로 목숨을 잃었다. 노부나가의 원수를 갚고 새로운 패자로 등장한 사람이 도요토미 히데요시,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전국을 통일하고 막부 시대를 연 인물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인데, 이들 세 사람이 모두 바둑애호가였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모습이다. 자, 이걸 어떻게 해냐 하는가. 온라인 대국실의 운영팀도 한참 골머리를 앓았다. 온라인에서의 판례·전례가 없었던 것.
흑A에 때리면 백은 B로 때려야 하고, 흑이 C쪽을 때리면 백은 다시 A에 때린다. 이게 한없이 반복이 된다. 예전에는 3패면 무승부, 이른바 판 빅이었다. 유가무가 3패인 경우에는, 집이 없는 쪽이 무조건 잡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게 좀 애매하고 묘하다. 왜냐? 유가무가 3패에서, 유가인 쪽에서 무가인 쪽을 무조건 잡았다고 해도, 바둑은 질 수가 있는 것. 그런데 그냥 3패는 무승부. 그렇다면 유가무가 3패에서 ‘한 집이 있음’의 의미가 없는 것. 무가인 쪽을 잡아도 바둑에서는 지는 형세라면 유가쪽에서는 “무조건 안 잡아도 좋으니 대신 무승부로 해 달라” 할 것 아닌가…*^^*
▲ [1도] | ||
온라인 아마7단끼리의 대국에서 얼마 전 3패 바둑이 나타났다. 그것도 유가무가 삼패. 진귀한 3패 바둑 중에서도 더욱 희귀한 형태인 것. 우하귀 정석 과정에서 흑이 변화구를 구사하면서 흑백이 복잡하게 얽혔다. 결국 수상전으로 간 모습인데, 흑`0'으로 패를 때리자, 백1로 수를 메우고, 흑2로 이어 마침내 A와 B의 곳 패와 함께 3패의 진기한 형태가 되었다.
[2도]
최종적으로 결정된 모습이다. 자, 이걸 어떻게 해냐 하는가. 온라인 대국실의 운영팀도 한참 골머리를 앓았다. 온라인에서의 판례·전례가 없었던 것.
흑A에 때리면 백은 B로 때려야 하고, 흑이 C쪽을 때리면 백은 다시 A에 때린다. 이게 한없이 반복이 된다. 예전에는 3패면 무승부, 이른바 판 빅이었다. 유가무가 3패인 경우에는, 집이 없는 쪽이 무조건 잡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게 좀 애매하고 묘하다. 왜냐? 유가무가 3패에서, 유가인 쪽에서 무가인 쪽을 무조건 잡았다고 해도, 바둑은 질 수가 있는 것. 그런데 그냥 3패는 무승부. 그렇다면 유가무가 3패에서 ‘한 집이 있음’의 의미가 없는 것. 무가인 쪽을 잡아도 바둑에서는 지는 형세라면 유가쪽에서는 “무조건 안 잡아도 좋으니 대신 무승부로 해 달라” 할 것 아닌가…*^^*
▲ [2도] | ||
그러나 이처럼 무슨 권리라든가 프리미엄이라든가 그런 것을 인정해서 어떻게 결정한다는 식이라면 룰 치고는 좀 구차하다는 느낌이다. 룰이란 예외 규정이나 별도 규정이 붙으면 붙을수록 신뢰성·합리성은 떨어지는 것. 어떠한 개별적인, 특수한 상황이라도 그 룰이 정하는 법칙에 대입하면 해결이 되는, 바로 ‘그 룰’이 필요한 것.
바둑의 세계화에 따라 룰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날이 머지 않았다. 예컨대 바둑올림픽 같은 것이 생긴다면 거기서는 한국룰, 일본룰, 중국룰, 대만룰 중에서 과연 어떤 룰을 사용할 것인가.
대국 실전보는 www.dashn.com의 대국실에 들어가 기보감상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9월5일자 백 crowcco 7단과 흑 무소불도져 7단의 대국이다. 실전보는 3백90수에서 무승부로 끝난 것으로 되어 있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