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망한 박종철 군
부산 출생인 박종철 군은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총학생회장이었다. 1986년 청계피복노조 합법화 요구 시위로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바 있는 박 군은 이듬해 1월 13일 선배 박종운을 추적하기 위해 경찰에 체포됐다. 그가 끌려간 곳은 악명 높은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
박 군은 당시 경찰들의 모진 고문을 받던 도중 숨진다. 문제는 경찰의 은폐였다. 당시 경찰은 김 군의 사망 이유를 쇼크사로 둘러댄다. 당시 군사정권을 조롱하던 유행어로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말의 근원이 여기서 나왔다. 수상한 점을 감지한 당시 기자는 이 사건에 관한 짤막한 기사를 보도했고, 검찰은 곧바로 박 군 시신의 처리를 중단하는 엄명을 내린다.
결국 경찰의 모진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당시 부검에 참여했던 부검의 박적준 박사와 박동호 한양대 교수는 박 군의 사망 이유를 고문으로 결론 짓고 보고서를 발표한다. 당시 이 사건은 결국 6월 항쟁의 도화선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군사정권 통치는 막을 내리게 된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